한풀 꺾인 와인 시장...할인 경쟁 시작됐다

유오성 기자

입력 2023-05-18 19:16   수정 2023-05-19 08:56

    [앵커]

    코로나 기간 집에서 혼자 술을 먹는 홈술족이 늘면서 지속됐던 와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최근 급속히 꺾이고 있습니다.

    업체들이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설 정도라고 하는데,

    유통기업들의 너나 없이 뛰어든 상황에서 경기 둔화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시가보다 최대 70% 저렴하게 와인을 살 수 있다는 소식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은숙 / 경기도 광명시 : 5시에 왔습니다. 여기 뿐 아니라 와인 매장, 할인 매장을 쫓아다녀요. 그냥 가서는 비싸서 못 사잖아요.]

    [이지수 / 서울시 용산구 : (평소 와인 많이 드세요?) 그렇진 않은데 이렇게 싸게 팔면 가끔 사서 한 병 씩 먹는 편입니다.]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여는 행사지만 이번엔 할인폭을 예년보다 크게 늘리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습니다.

    실제 이마트는 이번 행사에서 일부 품목을 예년보다 7~10% 더 할인했습니다.

    앞서 와인 할인 행사를 진행했던 롯데마트도 지난 블랙벙커데이보다 할인하는 와인 품목의 수를 20% 가량 늘렸습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와인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선 것은 경기둔화 흐름 속에 나타나고 있는 와인 시장의 성장세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3년간 국내 와인 시장은 2.5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갈수록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와인 수입액 성장률은 2020년 27%에서 2021년 70%로 뛰었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3.8%에 그쳤습니다.

    올해 1분기엔 성장률이 더 떨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 업계에선 할인을 해서라도 남은 재고를 털어야 할 정도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위스키나 증류주 등 다양한 주종이 인기를 끌면서 선택폭이 늘었고, 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쌓아놨던 중저가 와인이 외면받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 업계 관계자 : 와인 시장을 이끌었던 2~5만원대 사이 와인들이 대부분 판매가 저조하죠. 왜냐면 사람들이 맛을 모르니까 저렴한 걸 먹든, 비싼 걸 먹든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거든요. 안 팔리는 중저가대 와인이 떨이식으로 나가는 편인거죠.]

    여기에 유통 기업들이 너도 나도 와인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유통경기 침체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대형 유통사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던 와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에 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이마트 와인 전문 매장 와인클럽을 열었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다음달 와인 수입·유통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지난해 3월 와인 수입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하는가 하면 현대백화점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 점포 수 확대에 나섰습니다.

    와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한정된 국내 와인시장에 한꺼번에 몰린 업체들의 과당 경쟁이 본격화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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