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기업회생 신청을 추진하면서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추진해온 강원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최근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항 중단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6월 30일까지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플라이강원은 앞서 지난 3일부터 국제선 운항도 중단한 상태이며, 오는 22일 기업회생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이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고 기업회생 신청 절차를 밟으면서 양양공항 활성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도는 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이 유령 공항으로 방치되는 것을 막고자 2019년 처음 취항한 플라이강원에 145억원의 재정지원금을 지원했다.
또 국토교통부와 양양공항을 인바운드(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관광) 시범 공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2026년까지 화물터미널 구축사업 등에 30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무사증 입국제도도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했다.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플라이강원이 운항을 중단하고 기업회생 신청에 나서면서 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양양공항 활성화는 특정 항공사와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플라이강원의 기업회생 신청은 양양공항 활성화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이 다음 달 30일까지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기업회생 개시 여부가 이 기간에 결론 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7월부터는 어떠한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가 60일 이상 운항을 중단하면 면허가 박탈되기 때문에 플라이강원은 이 사태만은 피하고자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업회생 신청이 기각되면 플라이강원의 운항 중단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도는 이런 상황까지 가는 사태를 막고자 다른 저가 항공사와 협의해 대체 편을 띄우는 방안 등을 관계 당국과 긴밀히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이달 초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플라이강원이 지난 20일부터 국내선 운항까지 전면 중단한 양양공항은 썰렁한 모습이다.
항공사 직원 2∼3명이 나와 예약승객 환불과 타 공항 이송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선 카운터에는 이따금 찾아오는 승객들만 눈에 띌 뿐 한산한 모습이며, 승객들로 붐볐던 공항청사 로비도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항공기 출발과 도착을 알리던 전광판의 불도 꺼졌다.
공항공사를 비롯한 유관기관 직원들과 카페 등 편의시설도 항공사 측의 갑작스러운 운항 중단에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항공사 측은 제주노선 승객을 원주공항까지 이송하고 원주공항으로 돌아온 승객을 양양공항까지 이송하는 셔틀버스를 오는 24일까지 하루 2회 운항한다.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학포리에 건설된 양양국제공항은 2002년 4월 2일 개항했다.
영동권 거점공항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 1997년 공사에 들어가 5년여만에 완공된 양양국제공항은 길이 2천500m, 폭 45m의 활주로에 완벽한 계기착륙시설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개항 초기부터 이어진 부진으로 취항하던 항공사가 잇따라 철수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양양국제공항에는 한 때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으나 플라이강원의 항공기 취항에 힘입어 지난해 공항 이용객이 38만4천642명으로 8년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전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인한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플라이강원은 기업회생이라는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리게 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플라이강원을 지원해왔는데 이 사태까지 온 것이 실망스럽다"며 "특정 항공사와는 별개로 양양공항이 모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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