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호흡을 맞출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최종 낙점됐습니다.
무려 64일에 걸친 행장 선임 절차가 끝난건데, 금융사 CEO를 선정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됐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늘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조 대표를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습니다.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 설명입니다.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과 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내며 기업영업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략과 기획, 준법감시인 등 은행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 "(조 대표가) 굉장히 포트폴리오가 좋아요. 중소기업 영업했고 대기업 영업했고, 그 다음 심사역과 준법 감시, 전략 기획도 했어요. 그런 점이 크게 반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조 내정자 앞에는 수익원 확대, 리스크 관리, 조직문화 개선 등 중대한 과제들이 쌓여 있습니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9137억원)은 농협금융에 뒤처지며 5위 금융그룹으로 추락했습니다.
우리은행 자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만큼 나머지 계열사들과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 온 상업·한일은행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것과 횡령 사건으로 추락한 고객 신뢰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숙제입니다.
한편 두 달에 걸친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도 금융권 전반의 주목을 받는 상황.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첫 행보로 경영승계 프로그램 쇄신안을 내놓았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기존 선임 절차와 비교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당국이 금융지주회사 CEO 선임 과정에 대해 연일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올해 말 지배구조에 변화가 예상되는 여타 금융지주의 경영 승계 절차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권 CEO 인선에 본격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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