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파는 올리브영...독점 논란 끊을까

김예원 기자

입력 2023-06-01 18:55   수정 2023-06-02 17:52

    <앵커>
    국내 H&B 시장 1위인 CJ올리브영이 최근 주류 판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IPO 재추진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독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는데, 관련내용 김예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H&B가 헬스앤뷰티라는 뜻이잖아요. 술을 판다는 게 이색적입니다.

    <기자>
    현재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100여 곳 정도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올해 100곳까지 적용 매장을 늘린 겁니다.

    기존에 음료를 팔던 냉장고에 RTD 하이볼, 소용량 와인을 15종 정도 구비해둔 곳도 있고,

    아예 술 전용 코너를 따로 만들어 위스키, 와인, 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를 종류별로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이후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됐고, 주류 주요 구매 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품목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업계에선 IPO를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작년에 IPO를 하려다 시장 상황이 안좋아서 미뤘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불황이 지속되며 상장 작업을 잠정 중단했었죠.

    상장 시기와 관련해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업계에선 상장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 위해 술 판매를 택했을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위스키나 와인 등은 10만 원을 넘기도 하고요. 술이 아무래도 단가가 높다보니 거래액 늘리기 좋은 품목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라 독점논란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독점 논란이 꽤 오래됐죠?

    <기자>
    네 맞습니다.

    H&B 점포 수를 기준으로 보면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1년 57%, 2022년 68%, 올해 1분기엔 71%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실제 공정위도 CJ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보고, 독점 거래 의혹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술, 식품 등 판매 품목을 다변화해서 H&B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논리를 만든다는 겁니다.

    <앵커>
    경쟁사들이 모두 사업을 접으면서 점유율이 더 높아졌으니, 올리브영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겠습니다.

    <기자>
    네, 지난해 2위 기업인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3위인 롯데쇼핑의 롭스가 잇따라 사업을 철수했죠.

    이들이 매장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올리브영이 더욱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고요.

    실제로 올리브영이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분기에 처음으로 1,200개를 돌파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도 1,20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5년 동안 겨우 80개 정도 늘어난 건데요. 독점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되다 보니 매장을 빠르게 늘릴 수도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매장을 많이 늘리지도 않았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올해 1분기 올리브영 매출은 42% 늘었고, 순이익은 104% 증가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함께 온라인 사업을 확장한 덕분입니다.

    실제 2019년만해도 10% 수준이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28%까지 올라왔거든요.

    최근 2년간 올리브영이 빠른 배송에 활용하는 도심형 물류거점을 7곳을 짓기도 했습니다.

    배송 역량을 강화해서 온라인 매출을 더욱 빠르게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앵커>
    온라인으로 사업범위를 넓히면 경쟁시장의 범위가 더 넓어지니까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운 쿠팡, 컬리뿐 아니라 쓱닷컴, 롯데온 등 대형 유통사들의 이커머스 업체들도 뷰티를 강화하고 있고요.

    무신사, 에이블리 등 젊은 층이 애용하는 패션플랫폼들도 노리고 있는 시장이거든요.

    뷰티 시장을 온라인까지 넓혀서 보면, 아직은 올리브영의 점유율이 낮다는 거고요.

    게다가 올리브영의 독점 논란은 그룹 차원에서도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장녀 이경후 CJENM 경영리더가 각각 올리브영 지분 11.04%, 4.21%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IPO 추진을 통해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고, 이로 인한 부작용도 미연에 방지하자는 속내가, 최근에 구사하고 있는 경영전략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런 전략이 효과가 있겠습니까?

    <기자>
    젊은 층의 호응이 높은 채널이다 보니 주류 매출도 최근 60%나 증가했는데요.

    매출 성장은 물론이고 H&B 독점 논란도 다소 해소할 수 있겠지만, 당장 주류 판매를 늘리는 과정에서 편의점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송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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