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가 금융위기 후 5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력정보업체 알트라타는 4일 '2023 억만장자 조사' 보고서에서 작년 세계 억만장자가 재작년보다 3.5% 줄어든 3천194명이라고 밝혔다. 알트라타 집계상 지구촌 부호의 수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알트라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물가 상승, 각국의 긴축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억만장자 계층의 작년 전체 순자산 규모도 5.5% 축소돼 11조1천억 달러(약 1경4천500조 원)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955명)이었고 2위 중국(357명)이 대폭 감소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억만장자는 전년 대비 10.8%나 줄어들었다. 독일(173명)과 영국(114명), 인도(1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공개된 국가별 15위까지 순위 가운데 거부의 수가 늘어난 국가는 공동 6위 러시아(112명)와 13위 싱가포르(54명)뿐이었다.
한국은 순위에 없었는데,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 억만장자 인구가 7.1% 감소했다면서 한국과 대만 같은 IT 비중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수출 감소와 공급망 혼란, 증시 침체가 있었던 점만을 언급했다.
억만장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로는 뉴욕(136명)이 꼽혔고, 나머지는 홍콩(112명), 샌프란시스코(84명), 모스크바(76명), 런던(75명) 등 순이었다.
억만장자들의 중위 연령은 67세였다. 50세 이하는 10%에 불과했다.
CNBC방송은 "기술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청년이나 음악 또는 스포츠 유명 인사들이 큰 관심을 받지만, 세계 억만장자들은 92세의 워런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회장)과 74세의 베르나르 아르노(LVMH 회장) 같은 고령의 기업가들"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주요 집필자 중 하나인 미야 임버그 알트라타 수석 이사는 CNBC에 "젊은 억만장자 중 많은 이가 빠르게 부를 축적하고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은 기술 분야에서 재산을 불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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