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에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78) 회장의 재산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엘리슨은 1천298억 달러(167조원)의 순자산을 기록하면서 세계 4번째 부자가 됐다.
엘리슨 회장이 이 지수로 게이츠를 뛰어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5위를 넘어서기도 마찬가지로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게이츠는 순자산 1천291억 달러(166조원)를 기록했다.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기술주들의 동반 상승세라는 순풍을 타고 이날 오라클의 주가는 6% 올라 사상 최고치인 116.43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42%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엘리슨의 순자산은 올해 거의 380억 달러 늘어났지만, 게이츠는 199억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엘리슨의 재산은 상당수가 오라클 주식이며, 110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지분도 포함돼 있다.
AI로 횡재를 한 사람은 또 있다. 구글 창업자들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지난 5월 개발자대회 이후 둘의 재산에 180억 달러를 추가했다.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의 경우 올해 재산을 배 이상으로 불리면서 블름버그의 세계 500대 부자에서 순위를 가장 많이 끌어올렸다.
한편 오라클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효자인 클라우드의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전 회계연도(2022·6~2023·5) 4분기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은 44억 달러로 54% 늘었다. 이전 분기의 경우 45% 증가한 바 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부문의 경우 이번 회계연도에도 최소 이전 회계연도만큼 매출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현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이처럼 계속되는 성장세가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반응마저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오라클은 최근 부진에 빠진 클라우드 시장 선두 주자인 아마존 및 MS와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고객들이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하기도 했다.
엄청난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는 생성 AI 붐이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게 오라클 경영진의 판단이다.
이번 회기 오라클의 전체 매출은 시장 추정치를 약간 상회해 138억 달러로 17% 늘었다. 오는 8월에 끝나는 이번 분기에는 전체 매출이 8~10% 늘 것으로 내다봤다.
오라클 주식은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약 3%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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