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강세장 진입
‘황소 vs. 곰’ 논쟁에 휩싸인 美 증시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S&P500이 강세장에 진입한 이후, 시장에서는 증시 향방을 놓고 팽팽한 줄디리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세를 주장하는 황소와 약세를 주장하는 곰…오늘은 엇갈린 미 증시 전망과 함께 향후 증시 향방을 좌우할 변수들도 체크해보시죠.
그럼, 먼저 최근 증시 흐름부터 확인해볼까요. S&P500. 최근 강세장에 진입했습니다. 작년 10월의 저점 대비 20% 넘게 상승했고요. 지난주에는 한 주간 2.6% 상승 마감하며 저점대비 26% 상승한 수준에서 마감했습니다.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최근 증시 강세를 주도한 건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경기 불확실성에 기술주들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상승했고요. 여기에 챗GPT 발 AI 기대감이 기술주 상승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또,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은 비교적 긍정적인 편이었는데요. 인플레이션이 하향 추세라는 점이 확인됐고, 또 경기 침체가 찾아오더라도 강한 노동시장과 소비를 바탕으로 얕고 빠르게 지나갈 거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이외에도 FOMO 즉 상승장에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강세 지속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과연 미 증시가 이런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인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문가들이 내놓은 최근 전망을 좀 살펴보시죠. 최고투자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현지 시각 16일 증시가 하반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상반기에는 빅테크 랠리와 예상보다 괜찮았던 경기 등의 이유로 예측이 틀렸다면서도, 최근 증시의 강세는 대규모 붕괴가 있기 전 나타난 랠리와 비슷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전략가인 사비타 서브라마니안은 약세장은 끝났다고 선언하며, 기술주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같은 기관 내에서 전망이 엇갈린다는 건 그만큼 시장이 증시 향방을 두고 나뉘었다는 뜻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각각 강세와 약세를 전망하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강세 지속을 주장하고 있는 황소들인데요. 앞서 지금껏 시장 강세는 기술주가 주도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최근에는 시장 랠리가 다른 섹터로도 확산하고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한 달간의 S&P500 섹터별 흐름을 살펴보면, 기술 섹터가 약 10% 상승하며 아직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주, 소재주, 그리고 금융주들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황소들은 이렇듯 시장 랠리가 기술주를 너머 다른 섹터로도 확산하고 있고, 따라서 증시 강세가 지속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외에도 경기 전망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약세를 주장하는 월가 곰들의 주장도 짚어보겠습니다. 유명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펀더멘탈이 현재 증시를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요. 또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 겸 CIO는 기업 실적이 올해 남은 기간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적 둔화가 매도세로 이어져 증시가 하락할 거란 본 겁니다. 여기에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제레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도 이번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는데요. 최근 공개한 주간 논평에서 미 증시 강세가 큰 움직임의 상승세는 아니라며,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되며 랠리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CNN은 앞서 황소들이 주장한 것처럼 랠리가 다른 섹터로 확산하고 있으나, 아직 증시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이렇듯 강세와 약세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약세 목소리가 조금 더 높아 보이는데요.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미 증시 강세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개인투자협회가 조사한 개인투자자 심리에 따르면 향후 6개월간 증시가 강세를 보이리라 전망한 개인투자자 비중은 한 달 전 약 20%대 후반을 보였는데 현재는 45%로 올라왔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현금 보유 비중을 낮추고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 비중이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FOMO 심리 역시 지속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은 연준의 매파적인 메시지 등 약세 요인들을 크게 상관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증시 향방을 좌우할 변수들은 뭘까요.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일 것으로 보입니다. 마켓워치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자료를 인용하며 미 증시는 그동안 연준이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강조했는데요. CNN 역시 주요 변수는 연준의 긴축 지속 여부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 자체보다는 금리 전망에 좀 더 반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의 정책 방향성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또 다른 변수는 경기 전망입니다. 앞서 월가 황소와 곰 모두 경기 전망을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경기 전망이 앞으로도 개선되는 추세를 유지한다면 월가 황소들이 웃게 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월가 곰들의 전망이 힘을 얻게 되겠죠.
언급한 증시 변수들도 앞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