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원금 기준으로 약 69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중재기구 판정이 나왔습니다. 이는 엘리엇이 한국 정부가 FTA가 규정한 의무를 위반했다며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한 지 5년 만에 나온 결정인데요, 금액별 상황을 좀 살펴 보겠습니다. 당시 엘리엇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9,917억원 중 약 7%가 받아들여진 셈인데요,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줘야 하는 배상원금과 지연이자, 그리고 법률비용을 모두 합한 금액은 사실상 690억원이 아니라 1,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와 복지부가 국민연금에 찬성 투표를 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손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를 통해 국제중재를 제기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의 7.12%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엘리엇은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제시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합리하다며 합병을 반대했었습니다. 엘리엇은 그 근거로, '삼성의 뇌물과 대통령의 승계 계획 지원 사이에 명확한 대가성이 존재한다'고 판시한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판결문,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검찰 공소장 등을 제시했습니다.
반대로 우리 정부 측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고요, 또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할 당시에 이미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합병 승인 이후 투자손실을 입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득을 봤다고 맞섰습니다. 우리나라 법무부는 엘리엇의 청구금액 중 배상원금 기준 약 7%만 인용돼 우리가 약 93% 승소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정부의 기업 개입이 인정됐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기에, 엘리엇의 주장이 이정도 받아들여졌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2. 美 5월 주택착공 건수, 21.7% 급증
“美 매물 부족으로 주택 수요 급증”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21.7% 급증한 163만 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4월 이후 1년하고도 1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전망치가 0.8% 하락이었는데, 무려 22%에 가까운 상승으로 나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5.7% 늘어나, 1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고요.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 일대의 5월 주택착공 건수는 4월에 비해 무려 67%나 증가한데다, 향후 미국 주택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건수도 전월보다 5.2% 증가한 149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새 집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건, 현재 주택매물이 여의치 않아서입니다. 초저금리던 시절,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집주인들이 금리가 높아진 지금은, 집을 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락장이 이미 끝났다는 말까지 나오며, 활황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지난 3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그 직전에 보여줬던 7개월 연속 내림세를 딛고 올라오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다만 '매파적 동결'을 외치고 있는 연준이 7월 이후에는 또 어떤 기조를 나타내게 될 지는 미지수죠? 추가긴축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치솟을 경우, 이 모든 게 무색해진 채, 주택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는 합니다.
3. 中 알리바바, 수뇌부 전격 개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수뇌부들이 전격 교체됐습니다. 현지시간 20일, CNBC는 이같이 전하며,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3년간의 칩거를 끝내고 사실상 복귀했다는 관측이 난무하다고 전했는데요,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는 오히려 둔화하는 상황 속에, 기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알리바바 그룹의 발표 내용을 좀 살펴보자면, 장융 현 회장 겸 CEO를 대신해, 새 회장에는 알리바바의 공동창업자인 조셉 차이 부회장을, CEO에는 전자상거래 부문 회장인 우융밍이 임명돼, CEO와 전자상거래 부문을 겸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물러나는 장융 CEO는 앞으로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회장을 맡게 됩니다.
다시 마윈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마윈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부문인 타오바오와 티몰의 최고경영진과 만나 소규모 내부 회의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마윈이 이자리를 빌어, 알리바바의 개혁을 강조하며, 사업 방향을 비롯해 최고위층 임원 감축 등을 통한 조직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마윈이 알리바바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가운데 알리바바 그룹은 마윈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윗선 개편에 나서며 변화가 진행 중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당국의 압박에 두문불출하던 마윈은, 2021년 10월 중국을 떠나 일본과 미국, 호주 등을 전전하다 지난 3월 중국으로 돌아왔죠? 업계에서는 당시 마윈의 귀국에 대해,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들에 대한 이른바 '군기 잡기'를 끝낸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알리바바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알리바바의 향후 흐름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면밀하게 지켜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4. 비트코인, 5월 초 이후 최고치
“블랙록 ETF, 신청 허가 난관 전망”
한때 주춤하던 비트코인의 독주가 시작됐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날,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28,000달러선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 신청한데 이어, 또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같은 상품을 상장 신청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호재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16일 블랙록은 SEC에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 출시 신청서를 제출한 바가 있죠? 이번 ETF 신청서 제출은, 블랙록이 지난해 8월 북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가상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기관투자를 시작하려는 행보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이 통과된다면 1경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블랙록이, ETF 운용을 위해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구매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에 유입되는 매수세가 무서울 정도로 높아질 테고, 당연히 가격도 상상 이상으로 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덕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SEC가 일부 알트코인, 즉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비트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SEC의 단속 아래 비트코인만이 자유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따라서 당국이 칼을 휘두를수록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라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3월까지 40%선에서 횡보해왔지만, 4월 이후 45%대를 넘겼고, 이달 들어 47% 이상으로 오르는 추세입니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기에, 잘 판단해 보셔야겠습니다. 코인 카르다노의 설립자 찰스 호스킨슨은, 블랙록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 옹호자들일 뿐이라며, 암호화폐 업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광신도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신청서가 승인되지 않을 것을 블랙록도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출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5. "인플레, 완화 어려운 이유"
“각국 중앙은행, 금리 결정 신중해야”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죠? 인플레이션의 역풍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무려 109%에 달했고, 이를 달래기 위해 중앙은행은 97%의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등,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숫자들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현지시간 20일, 월스트릿저널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어려운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물가 압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금리를 조금 올리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미국의 연준처럼, 한 해 내내 금리를 올리는 움직임들이, 선진국들에게는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그 결과,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처참한 피해를 입게 됐죠.
월스트릿저널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초기에 진압할 수 있었던 인플레이션 억제 기회를 놓쳐, 문제가 악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결국 정책 오류였다는 거죠. 그러면서 월스트릿저널은, 작년 한 해동안 단행됐던 금리인상의 효과가 시장에 드러나기까지, 이제는 충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지 않고 섣부른 대응에 나선다면, 인플레이션이 정말 둔화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고 말했는데요, 팬데믹 기간동안 이루어진 많은 변화들이, 이제 막 경제 전반에 드러나기 시작한 극초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서비스업이나 소매업 같은 경우, 오랜 코로나19 시기 동안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반등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런 때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면, 결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월스트릿저널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들이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둔화로 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말 한 마디에 추측하는 현 상황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축통화인 달러를 보유한 미국의 연준이 무분별한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달러화 강세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고통받을 수 있으니, 신중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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