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준금리 0.50%p 깜짝 인상
인플레 늪에 빠진 英 경제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간밤 영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늪에 빠진 영국 중앙은행. 시장 예상과는 다르게 0.50%포인트 즉 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섰는데요. 오늘은 빅스텝 인상 결정 배경과 함께 시장 분석 짚어보시죠.
먼저 금리 결정 내용인데요. 현지 시각 22일 영국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연 5%로 0.5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13번 연속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고요. 이로써 기준 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또, 영국중앙은행은 지난 2월 이후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기준 금리 인상 폭을 줄인 바 있는데요. 다시 금리 인상 폭을 늘린 모습입니다. 물론 어제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등장하기는 했으나, 시장은 대체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영국중앙은행의 결정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영국중앙은행이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빅스텝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을 알 수 있는데요. 역시나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영국중앙은행.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는 걸 나타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빅스텝 결정에는 7명의 위원이 찬성했지만 2명은 반대했는데요. 반대를 주장한 2명의 위원들은 금리 인상이 경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영국중앙은행은 이후 결정과 관련해, 노동 시장의 빠듯함, 임금 상승, 서비스 물가상승률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만약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영국중앙은행의 총재죠. 앤드류 베일리 총재 역시 이후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잡기를 강조했는데요. 관련 발언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이와 함께 베일리 총재는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를 촉발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다고 했는데요.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인플레이션 압력. 얼마나 심각하길래 베일리 총재가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걸까요. 금리 결정 하루 전인 현지 시각 21일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됐습니다. 연 8.6%로 집계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요. 예상치였던 8.4%를 웃돌았습니다. 이렇게 영국의 헤드라인 물가 잡기가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는데요. 더 큰 문제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였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연 7.1%로, 전월의 6.8%보다 상승하며 199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현재 영국은 ‘임금-물가 악순환’을 겪고 있는데요. 물가 상승으로 노동자들이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임금 상승이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말하는 겁니다. 지난 5월 앤드류 베일리 영국중앙은행 총재 역시 이런 점을 인정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영국의 임금 상승률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요.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에서 4월까지 노동자 기본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영국 노동 시장의 불균형. 그러니까 노동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 상황 또한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영국 경제 상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브렉시트인데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이후 유럽과의 통관절차가 복잡해졌습니다. 물론 추가 무역협정을 통해 관세 장벽은 사라졌으나 복잡한 통관절차로 결국 수입 물가는 올랐고요. 또, 브렉시트 이후 저임금 유럽연합 출신 노동자들이 유럽으로 돌아가며 노동력 부족도 심해졌습니다. 따라서 브렉시트가 현재 경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에 ‘브렉시트’와 ‘리그레트’ 즉 ‘후회하다’의 합성어인 브레그레트라는 말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브렉시트를 후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 금리 결정 외신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확인해보겠습니다. 외신들은 영국중앙은행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다고 봤는데요. 특히 어제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온 점이 부담됐을 거라고 봤습니다. 여기에 블룸버그는 최고 금리 전망 역시 올랐다고 했는데요. 시장은 현재 영국의 최고 금리 수준을 6%대로 예상하며, 돌아오는 8월 회의에서도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외신들이 주목했던 건 어두워진 영국 경기 전망입니다. 영국. 경기 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다시 큰 폭으로 올리면서 다시 경기 침체 전망이 커진 건데요. 외신들은 특히 모기지 금리 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커지면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기간은 미국보다 짧습니다. 문제는 저금리 시절에 계약한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 계약의 재융자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데요. CNN은 새롭게 계약하게 될 모기지는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가계에 부담이 되어 소비 둔화를 비롯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거란 겁니다.
앞으로 영국의 인플레이션 추이와 함께 경기 전망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