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집 16만 가구 쏟아진다…미분양 대란 예고

방서후 기자

입력 2023-06-23 19:16   수정 2023-06-23 19:16

    <앵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두 달 연속 줄면서 부동산 경기가 최악을 지났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분양이 적었던 데서 비롯된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예년 수준으로 분양이 됐다면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마저 지금보다 미분양이 급증할 수 우려까지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미분양이 줄어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단 소립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4월 기준 7만1천가구로 두 달 연속 감소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연간 분양 물량이 25만 가구를 밑돌면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분양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미분양도 적었던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허가만 받고 착공이나 분양을 하지 않아 대기 중인, 숨은 미분양 물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물량을 공급 대기 물량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10년 간 이런 대기 물량은 평균 47만5천가구였는데, 최근 이 물량이 110만가구까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대기 물량까지 시장에 풀린다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평균 13만 가구, 최악의 경우 16만3천가구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대기 물량이 왜 생기는 겁니까?

    <기자>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했을 때 그냥 하는 게 아니고요.

    토지 확보부터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입주까지 절차가 있고, 각 단계마다 시간이 소요됩니다.

    통상 인허가부터 착공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착공에서 분양까지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립니다.

    이 중에서 인허가만 받고 삽을 뜨지 못한 물량을 착공 대기 물량, 착공은 했지만 아직 분양을 못한 물량을 분양 대기 물량이라고 합니다.

    착공 대기 물량의 경우 땅을 확보한 상태에서 건물을 못올리고 있단 소리니까 PF 등의 자금 조달이 막혔을 가능성이 높고요.

    분양 대기 물량은 건물은 짓고 있으면서도 분양을 하지 않고 있단 소리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거나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원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전가시키기 위해, 또 시장 불확실성으로 관망하자는 점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주택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대기 물량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이런 물량이 예전보다 급증했다는 거잖아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착공을 하면 분양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자금 조달도 막히고, 시장도 불안하기 때문에 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거죠.

    그렇게 밀리고 밀린 물량들이 쌓여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고요.

    따라서 현재 미분양인 7만 가구는 기존 아파트 재고에 비하면 0.6%에 불과하지만 이런 대기 물량까지 합하면 그 비중이 약 10%까지 치솟습니다.

    통상 주택 교체 수요를 재고 대비 2%에서 3.3% 정도로 보기 때문에 숫자로만 보면 나머지 7%에 해당하는 집은 과잉 공급된 셈입니다.

    다만 이 집들이 전부 시장에 풀린다고 했을 때, 과거 10년 간 47만가구 정도는 소화가 됐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대기 물량은 62만가구,

    이 중에서도 현재 시세 대비 고분양가로 책정된 단지의 대기 물량이 32만가구 정도입니다.

    이런 고가 대기 물량과 현재 미분양을 합치면 재고 대비 3.3% 정도를 차지하고, 교체 수요 최상단에 위치하는 만큼 집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전국이 다 똑같다고 볼 수 없지 않나요? 그래도 서울은 사정이 좀 나을 것 같은데요.

    <기자>

    통계로 보면 오히려 서울은 미분양 문제가 커질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현재 서울시 아파트 미분양은 1천가구 정도로 재고 대비 0.1% 수준인데요.

    공급 대기 물량이 16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이 물량을 합하면 재고 대비 9% 수준까지 껑충 뜁니다.

    특이한 점은 전국에서 서울만 유일하게 분양 대기 물량이 착공 대기 물량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착공은 해놓고 분양을 미루는 현상이 지난 2019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후분양을 선택한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선분양을 하게 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원가 상승분은 물론 주변 아파트 시세를 반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분양가를 높여 받을 수 있는 후분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이런 물량들은 고가 대기 물량으로 남겠죠.

    현재 서울 미분양에 이런 고가 대기 물량인 6만6천가구를 합하면 재고 대비 3.7%입니다.

    아까 교체 수요가 재고 대비 2%에서 3.3%라고 했죠. 3.7%면 교체 수요 최상단을 넘어섭니다. 서울이라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서울이 이러면 다른 지방은 더 심각할 것 같은데요.

    <기자>

    대구와 울산이 단기간에 미분양을 해소하기 힘든 지역으로 꼽힙니다.

    대구의 경우 현재 미분양은 1만3천가구로 재고 대비 2.2% 수준이지만 대기 물량을 합산하면 8.3%로 교체 수요를 훌쩍 넘어섭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10년 간 대구에서는 대기 물량이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집계된 대기 물량인 3만8천가구가 고스란히 실질적인 대기 물량이라 볼 수 있고요.

    이 중에서 고가 대기 물량이 1만9천가구 정도 되고, 이 물량과 현재 미분양을 합하면 재고 대비 무려 5.3%, 교체 수요 최상단을 한참 웃돕니다.

    이와 함께 울산은 현재 미분양은 재고 대비 1.4% 수준이지만 대기 물량을 합하면 그 비중이 12%까지 치솟습니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지금 파악되는 대기 물량이 사실상 실 대기 물량이고, 3만2천가구나 됩니다.

    이 가운데 고가 대기 물량인 1만9천가구와 현재 미분양을 합치면 재고 대비 8% 수준으로, 대구와 마찬가지로 교체 수요를 크게 초과합니다.

    두 지역 모두 과거 수년 간 교체 수요 대비 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가격 변동성이 높아졌고,

    현재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단지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미분양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앵커>

    반대로 지금 미분양 물량 외에 고분양가로 책정된 대기 물량까지 합했을 때, 시장에서 소화 가능한 지역이 있나요?

    <기자>

    미분양과 고가 대기 물량을 합한 수치가 교체 수요를 밑도는 지역이 있긴 있습니다.

    경남과 전북인데요.

    경남의 경우 현재 미분양에 고가 대기 물량을 합해도 재고 대비 1.1%로 낮은 수준이고, 전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지역들은 수요가 확실하다면 단기간에 물량 해소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특히 전북의 경우 숫자상으로는 신규 분양 사업장의 시세 대비 프리미엄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 분양가 수준으로만 나와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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