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글로벌 경제에서 달러 패권은 한동안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치가 중국의 위안화 등에 위협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석유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를 하는 사례 등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달러의 위치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년간 88% 선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외환 거래가 8번이 이뤄진다면 그중 7번은 반드시 달러가 연관된 거래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볼리비아의 법정통화 '볼리비아노'를 말레이시아의 '링깃'으로 환전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볼리비아노를 링깃으로 환전하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은 볼리비아노를 달러로 바꾼 뒤 이를 다시 링깃으로 환전하는 것이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가 달러의 효용성을 설명하기 위해 영어 사용을 예로 든 논리를 차용해 위안화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언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모국어가 아닌데도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라며 "중국어가 국제 거래에서 주요 언어로 사용되는 날이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안화도 중국어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중국 바깥에서 위안화를 쓰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위안화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통제 때문에 위안화 자본이 자유스럽게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안화로 자산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면 달러 패권도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탈(脫) 달러화는 내용이 없는 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달러의 지배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문장으로 칼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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