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이번 주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귀국한 이 전 대표가 최근 잇따라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열리는 만남이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주에 만나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회동 일시와 장소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지난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및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으로 2주간의 '귀국 인사 행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두 사람이 이번 주 만난다"고 밝혔고, 이 전 대표 측 인사도 "날짜를 특정하진 못했지만, 금주 내 만나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회동 형식은 배석자를 두고 만찬을 하는 방안이 일단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이 전 대표 측이 '급할 것 없다'는 뉘앙스를 풍겨 양측이 회동 여부를 두고 '밀당(밀고 당기기)' 한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이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 비명(비이재명)계의 리더십 공격 등 불안감이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을 돌파구로 삼기 위해 일정을 당기려 한다는 이야기도 당내에서는 나왔다.
무엇보다 두 사람간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가 관심사다.
이번 만남이 친명계와 비명계간 계파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 수도, 오히려 비명계 결집 기폭제가 될 수도 있어서다.
일단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당의 단합과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한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이튿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합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귀국 후 생각보다 빨리 '이재명 체제'에 쓴소리를 해온 만큼 이 대표와 자리에서도 당내 민주주의나 혁신 작업 등에 대해 고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선 "이런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고 했고, 5일 문 전 대통령과 회동 후엔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한 바 있다.
양측의 물밑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 측은 회동 성격을 '인사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 측은 통화에서 "당 상임고문인 이 전 대표가 귀국한 만큼 인사 차원의 자리일 뿐, 특별한 주제가 있지 않다"며 "이 전 대표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상임고문 이야기'로서 잘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이 전 대표가 가장 어려운 시기인 대선 패배 후 1년간 당을 비워놓고 이제 와서 외곽에서 '내부 총질'을 하며 비주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려 한다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당이 위기인 만큼 당연히 그에 걸맞은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상황이 좋지 않은데 현안을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당원과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도 없이 인사하고 사진만 찍자는 것이면 만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이 전 대표를 비판했던 점에 대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하지 않으면 회동의 의미나 성과가 퇴색할 것이란 주장도 회동을 앞두고 이 전 대표 측에서 나온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