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KDI는 지난 1월에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힌 뒤 5월까지 경기 부진 국면으로 판단했다.
'경기 저점'이라는 진단은 하강하던 한국경제가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정부의 경기 전망에 부합하는 셈이다.
이런 경기 판단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부진 완화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 3월에 0.7%, 4월에 1.3% 감소했다가 5월에 8.1% 반등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0% 감소해 전월(-15.2%)보다 개선됐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58.3% 늘어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함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5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9%에서 72.9%로 소폭 상승했고, 재고율도 130.1%에서 123.3%로 하락했다.
내수는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0% 늘며 전월(2.9%)에 이어 증가세가 지속됐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13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5만1천명 증가해 호조세를 이어갔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7% 올라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KDI는 "서비스업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용 여건이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면서도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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