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가능물질 '아스파탐'…먹어도 괜찮다?

유오성 기자

입력 2023-07-14 18:33   수정 2023-07-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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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기관들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군에 포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아스파탐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건데, 설탕 대체 감미료로 아스파탐 사용하는 식품업계는 대체 원료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 내용 산업2부 유오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세계보건기구, 그러니까 WHO 산하 기관들이 아스파탐에 지정한 발암가능물질이 정확히 어떤겁니까?

    [기자]
    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와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오늘 새벽 아스파탐 유해성 평가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이 논문에서 아스파탐은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군에 포함됐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군(확정적 발암 물질), 2A군(발암 추정 물질), 2B군(발암 가능 물질), 3군(분류 불가)으로 분류하는데요.

    아스파탐이 포함된 2B군, 그러니까 발암 가능 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됩니다.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같은 절임 채소류도 포함됩니다.

    결과적으로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하는지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겁니다.

    [앵커]
    아스파탐이 2B군에 새로 포함됐지만 일일섭취허용량 기준은 변함이 없었네요.

    [기자]
    이번 발표와 관련해 관심이 높았던 것은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 변화 여부였습니다.

    이날 발표에서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은 기존의 체중 1kg당 40mg을 유지했는데요.

    체중 60kg이 나가는 성인이라면 하루에 아스파탐 2400mg까지는 섭취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식품들에는 일일섭취허용량보다 훨씬 적은 양이 들어가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하루 동안 아스파탐이 함유된 식품을 먹을 경우 어느 정도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지 계산해봤습니다. 지수희 기자 입니다.

    [지수희 기자]
    <기자>
    이 손바닥 만한 봉투 안에 들어있는 것이 이번에 발암물질로 분류된 아스파탐 100g입니다.

    12온즈 커피컵에 옮겨 담으면 약 3분의 2가량 채워지는데요.

    유엔 식품첨가물위원회(JECFA)는 60kg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2400mg까지는 먹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식품에는 아스파탐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식품업계가 밝힌 함유량에 따르면 제로콜라(500ml) 패트 한 병에는 약 0.09g, 장수막걸리(750ml) 한 병에는 0.07g, 대용량 야쿠르트(280ml)에는 0.06g, 오리온 포카칩과 오감자, 고래밥 한 봉지에는 약 0.05~0.06g의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만약 60kg의 성인이 아침에 삶은 계란 두 개와 대용량 야쿠르트 한 병, 점심에 햄버거와 제로 콜라 한 병과 고래밥, 저녁에 김밥과 막걸리 한 병에 안주로 포카칩을 먹고, 간식으로 오감자와 음료 하나를 먹었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총 0.43g의 아스파탐을 섭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식품첨가물위원회의 하루 허용치의 약 18%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앵커]
    적은 양이고, 발암 가능성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도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다보니 관련 업계에 영향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 현행유지 소식에 식품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아스파탐을 대체할 다른 대체당을 찾겠다는 건데요. 국내 식약처는 22종의 인공감미료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오리온이나 크라운제과, 빙그레 등 국내 식품회사들은 사용하던 아스파탐을 끊고, 다른 대체 원료를 쓰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스파탐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발암물질로 낙인찍힌 터라 소비자 불안감을 걷어내는 일이 만만치가 않아서 인데요.

    아스파탐 논란에 홍역을 치렀던 펩시콜라 국내 유통사인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동시에 성분 변경 여부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글로벌 본사로부터 원료를 받아 병에 담는 보틀링만 하는 입장이다보니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막걸리 업체들은 아스파탐을 당장 다른 원료로 바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단 맛을 대체하기 위한 다른 원료를 찾는데 시간과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데, 규모가 영세하다보니 대응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관련 업계 주가도 요동치는 모양새입니다. 에리스리톨스테비아, 갈릭토올리고당 같은 물질이 아스파탐 대체 원료로 꼽히는데요.

    아스파탐이 이들 원료로 대체될 거란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던 엠에스씨, 네오크레마, 경인양행 등 기업들 주가는 이날 발표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하락 마감했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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