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아직 7월 중순인데도 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 수가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식 집계한 호우 사망·실종자는 지난 9일부터 16일 오전 11시까지 모두 43명이다. 사망자는 33명(경북 17명·충북 11명·충남 4명·세종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종자는 10명(경북 9명·부산 1명)이다.
그러나 중대본 발표 이후 오송 지하차도에서 시신 2구가 추가로 인양되고, 경북에서도 호우 피해 사망자가 2명 더 늘어나면서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총 37명으로 늘어났다. 수색이 진행 중인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사망자 등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경북 영주와 전남 함평에서 각각 1명씩 숨진 것까지 더하면 올해 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2020년 54일간의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을 때의 호우·태풍 사망·실종자 수(46명)를 벌써 넘었다. 2011년 호우·태풍으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등이 일어나 7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13∼2022년 10년간 태풍·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122명이다.
태풍·호우 사망·실종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 자릿수였고 2015년에는 1명도 없었다. 그러다 2019년 두 자릿수인 18명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46명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3명이었으나 2022년에는 30명에 달했다.
2020년에는 장마철이 중부 기준 54일로 역대 가장 길었고 하이선, 마이삭 등 태풍이 4개나 상륙해 피해가 컸다. 인명피해는 46명, 재산피해는 1조3천177억원이다. 당시 지속적인 호우 영향으로 산사태·토사유출(21명), 하천급류(17명) 등 전형적 인명피해가 대부분이었으며 하천·도로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2022년에는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도심형 인명피해와 주택피해가 많았다. 서울 141.5㎜, 포항 111.0㎜의 1시간 강수량을 기록한 지난해 서울 반지하주택과 포항 지하주차장 등 지하공간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는 13명이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을 보면 호우·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1천602명, 재산피해는 23조1천229억원에 이른다.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해는 태풍 예니가 상륙했던 1998년으로, 그해 382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그 뒤로는 2002년 270명, 2003년 148명, 1995년 127명 등의 순이다. 사망·실종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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