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지난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발표되자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들어 장단기 수익률 곡선이 크게 역전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졌으나 지난주 예상보다 낮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후 경기침체 가능성을 25%에서 20%로 낮췄다.
과거 7차례 경기침체 때마다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10년물보다 높았으며 현재도 단기물이 장기물에 비해 40년 만의 최대 수준인 150bp(1bp=0.01%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보유 시 높은 보상 즉,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한다.
따라서 이 곡선이 우하향한다는 것은 기간 프리미엄을 압도할 만큼 큰 폭의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한다는 의미인 만큼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 위험이 명확하게 가시화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기간 프리미엄이 장기평균보다 훨씬 낮아 수익률 곡선의 방향을 바꾸는 데 필요한 금리인하 폭이 작은 만큼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금리를 완화할 수 있는 "그럴듯한 경로"가 열린다고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이날 투자자들이 다시 투자에 나서면서 그동안 회사채 시장을 지배해온 향후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BofA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수준이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으며, 투자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 가운데 보유 현금 규모가 통상 수준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지난 5월 35%에서 이번 달 26%로 감소했다.
BofA의 유리 셀리거 신용 전략가는 "미국 경기침체가 완만하고 최대 2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데 대한 큰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대부분을 향후 경기침체에 대비해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기는데 보냈으나 최근 침체 예상이 줄면서 다시 낙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BofA가 투자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경기침체 우려는 지난해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초기 당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최근까지 경기침체 우려에 주식 보유를 줄이라고 경고했던 JP모건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도 경기침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완화했다.
그는 6월 CPI가 연준의 '연착륙', 즉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소폭 높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7월 정례회의에서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깜짝' CPI가 연착륙으로 가는 좁은 길이 조금 더 넓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