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로 이어갑니다. 오늘 우리 주식시장은 어제 '검은 수요일'의 여파가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2차전지 대장, 에코프로와 포스코 두 그룹주에 시장이 휘둘리고 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오늘도 크게 떨어졌죠?
<기자>
폭풍 질주를 거듭하던 2차전지주들이 한순간 브레이크를 잡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코스피는 2600선을 회복했지만 코스닥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88%로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닥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비엠이 -17%, 에코프로는 -20% 가까이 떨어졌는데요. 에코프로의 경우 황제주에 등극한지 8거래일만에 100만원선이 붕괴됐습니다. 지난 2주 간의 상승폭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모습이죠.
포스코 그룹주도 역시 약세였습니다. POSCO홀딩스가 -5.7%, 포스코퓨처엠 -13.2%, 최근 급격한 오름세 지속했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늘 -21% 넘게 빠졌습니다.
코스닥 상승장을 주도한 에코프로 그룹주와 최근 대세로 떠오른 포스코 그룹주가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었는지는 거래대금을 확인하면 알 수 있는데요.
오늘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23조8천억원, 코스닥이 15조7천억원을 기록했고, 오늘도 많았지만 사실 어제가 역대 최고치였죠.
26일 코스피가 36조3천억원, 코스닥은 26조5천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스닥은 역대 1위, 코스피 3위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두 시장를 합친 거래대금도 국내 증시 일일 기준으로 역대 2번째 규모였고요.
에코프로 그룹주와 포스코 그룹주, 그리고 엘앤에프까지 6개 종목의 모두 25조8천억원의 거래대금이 몰렸는데, 이는 전체의 41%입니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 초기 네이버와 카카오, 셀트리온 이 세 종목에 쏠림 현상이 심할때도 거래대금 전체 대비 비중이 30% 정도에 그쳤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모습입니다.
<앵커>
개별종목들의 변동성이 엄청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주가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 급변동할 때 VI라고 하죠. 변동성 완화장치가 발동을 하는 데, 이 횟수가 3배나 늘었다구요?
<기자>
네, 이 역시 변동성이 극심했던 2차전지주들에 집중됐는데요. 사실 시가총액이 몇십조원이 넘는 대형주들에 VI가 그것도 수차례 연이어 발동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26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발동된 VI는 723회에 달했는데, 특히 코스닥이 무려 532회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5거래일 VI 발동 평균건수가 200회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급증한 것입니다.
VI 발동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됩니다. 변동성을 완화하고 투자자들에게도 냉각 기회를 주기 위함인데요.
개별 종목별로는 금양이 가장 많았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역시 4번씩, 포스코 그룹주도 VI가 집중적으로 발동됐습니다.
<앵커>
앞서 신재근 기자 리포트에서 '빚투' 문제 짚어봤는데, 결국 이 같은 쏠림현상이 파국을 가져오지 않을까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일정 부분 현실화되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은 뛰어들고 있는 게 불안하기만 합니다.
<기자>
시장에서 우려되는 것도 결국 빚투로 인한 반대매매 리스크입니다.
실제로 오늘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스틸리온 등에 대해 신용대출 한도 등급을 C로 낮췄는데요.
이는 신용융자 한도가 5분의 1, 또는 10분의 1까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담보유지비율도 170%까지 올라가고, 증거금률도 40%로 상향 조정되구요. 이들의 주가가 급락해 강제로 반대매매가 일어날 경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섭니다.
NH증권 뿐 아니라 미래에셋증권도 현재 이들 2차전지주에 대한 신용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고,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4월부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해두기도 했죠.
또 한편에서 부상하는 우려는 늘어날대로 늘어난 공매도 자금입니다.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에코프로, 포스코 그룹주, 엘앤에프, LS, 금양 등 모두 연초 대비 공매도 잔고 금액이 급등했는데요. 이달 들어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 진입 또한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오늘 에코프로비엠과 LS일렉트릭은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가 금지됐었죠. 에코프로비엠은 오늘도 17% 넘게 빠진 만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외국인들이 2차전지주 공매도에 대해 숏커버링 물량으로 들어왔었던 것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를 예상한 무리한 베팅은 위험하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지금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분석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어떤 조언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도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시장은 2차전지주로 개인 일변도의 수급이 과도하게 쏠렸던 것에 대한 결과란 겁니다.
에코프로에서 포스코 그룹으로, 그리고 LS까지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2차전지주 광풍에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포모·FOMO)'는 심리가 상승장을 끌었다면, 이번에는 '고점에 나만 남겨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에 서둘러 매물을 던지는 개인들이 생긴 것이죠.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것은 맞지만, 업종의 성장성 자체가 변한 것은 없기 때문에 성장주로서의 자리는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짧게 보면 수급이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오히려 2차전지주가 조금 쉬었다 가는 사이 조선기계나 반도체, AI 등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면서 시장이 견조하고 긍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적을 보여주는 종목들, 수익성이 턴어라운드하거나 견고한 수주 흐름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란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소수 종목이 급등해 끌어올린 시장이 드디어 한계가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슈플러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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