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오래 노출되기 쉬운 여름철에는 선크림(자외선 차단제)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작년에 썼던 자외선 차단제가 아직 남아 있다면 어떨까. 다시 발라도 될까?
●자외선 차단제, 15분 이상 야외에 있다면 필요
피부는 자외선을 마주하면 손상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멜라닌 세포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멜라닌 색소를 분비한다. 햇빛을 쬐어서 적당히 어두워진 피부는 '멜라닌 갑옷'을 입은 셈이다. 그러나 멜라닌이 자외선을 모두 막아주진 못한다. 모자나 긴 옷, 자외선 차단제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흰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여름철 피부 건강을 위한 필수품인 셈이다.
자외선에 과다 노출되면 피부 노화가 생기거나 피부암, 화상이 생길 수 있다. 심각할 경우 구순포진도 나타난다. 자외선 차단제 성분은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시키거나(물리적 차단), 자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바꿔(화학적 차단)준다. 미국피부과학회가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는 이유다.
건강을 이유로 일부러 햇빛을 쬐는 사람도 많지만, 얼굴은 피부암이 잘 생기는 부위라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피하는 게 좋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하는 적절한 햇빛 노출 정도는 1주일에 2~3회, 매 회 5~15분 정도다. 이 보다 오랫동안 자외선을 마주해야 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길 권한다.
●전문가 "지난해 제품, 뚜껑 열었다면 버려라‥해변가 등 고온 노출 오염 더 커"
지난해에 썼던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사용하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과감히 버리라"고 말한다. ▲'안전성' 문제로 피부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안정성' 문제로 자외선 차단 효과를 100%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단, 개봉하지 않았던 자외선 차단제라면 괜찮다.
신규옥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는 "화장품을 개봉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세균 등 미생물에 노출되는데, 개봉한 뒤 1년 정도로 시간이 많이 지나 미생물에 노출된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상온이 아닌 해변가 등에서 고온에 노출되면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개봉한 차단제는 2~6개월 안에 쓰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에 함유된 화학 물질들은 시간이 지나면 안정성을 잃을 수 있는데, 이는 차단력 감소와도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여름철에 집이나 차량 내부도 실온 유지가 어렵고 뜨거운 곳이 있는데, 이런 환경에 보관하면 선크림 성분 분해도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봉하지 않았던 자외선 차단제라면 1년 정도는 괜찮지만, 구입 후 기간이 3년 이상 됐다면 버리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자외선 차단제 구매 후 3년이 지났다면 유통기한이 만료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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