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경쟁사에 비해 유독 부진한 분기 실적을 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 여파를 핵심 요인으로 꼽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원재료 수직계열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엘앤에프는 올 2분기 영업이익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빠진 ‘어닝 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 영업이익 674억원을 크게 밑돈 것입니다.
매출은 1조36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6% 증가했습니다.
경쟁사인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역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지만, 엘앤에프의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전망치보다 5~ 15% 수준 차이를 보였습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분기 최대 분기 영업익 987억원을 달성한 뒤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0.2%로, 2021년 이래 가장 부진했습니다.
엘앤에프는 국내 증시에서도 경쟁사들의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나홀로 하락하며 소외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리튬 등 메탈 가격 급락으로 인한 판가 하락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기차 판매 부진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엘앤에프의 원재료 수직계열화 속도가 더딘데다, 사업다각화 실행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엘앤에프는 올해 3월에서야 공급망 강화를 위해 리튬 합작사를 설립하고, LS와 손잡고 전구체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신규 사업으로 음극재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제품 개발부터 실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설비 투자 등 사업 확장을 위해선 약 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지만, 엘앤에프는 아직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은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조 단위의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나 올해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며 “코스피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선 엘앤에프가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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