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2명의 20대 교사가 6개월 간격을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7일 한 언론 보도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사들이 다니던 학교 측은 경기도교육청에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 사고'라고 보고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이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고 8일 밝혔다.
2021년 6월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소속 A교사가, 같은 해 12월 B교사가 잇따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측은 두 교사에 대한 각각의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했고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두 교사의 유족들은 이들 역시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또 4∼5차인 두 교사가 학생 생활지도 등 담임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데도 학교가 이를 방관하거나 학부모 민원 책임을 떠넘겼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축소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A교사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는데도 담임을 맡았고, B교사는 군 복무 중에도 학부모 민원 전화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의 친구라고 밝힌 한 교사는 이날 한 교원 커뮤니티에 "(A교사가) '담임교사를 맡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3일 전 통화에서도 담임교사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할 지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경기지역 5개 교원단체은 이날 성명을 내 "두 교사가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연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심각한 사건인데 축소 보고가 의심된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교육청은 대응팀을 꾸려 제기된 의혹을 모두 조사하기로 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자신의 SNS에 "교육자로서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소중한 교육 가족의 명복을 빌며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와 연관 있다면 응당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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