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중국을 견제하고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도리어 중국 의존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EU 국가들은 2022년 한 해 동안 6천260억 유로(약 900조원) 상당의 상품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2천501억 유로(약 360조원)의 2.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EU의 대중 수출액은 1천322억 유로(약 190조원)에서 2천303억 유로(약 330조원)로 7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2021년을 기점으로 유럽 국가들의 중국 상품 수입 증가세가 급격히 가팔라지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5%대의 증가율을 보이던 것이 2021년에는 3천851억 유로(약 550조원)에서 4천738억 유로(약 680조원)로 23.0%나 껑충 뛰었고, 2022년에는 6천260억 유로(약 900조원)로 다시 32.1%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부터 세계적 유행(팬데믹)에 들어가면서 경제난이 심화하자 상대적으로 값싼 중국제 상품 수입이 늘어났고,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이런 움직임이 더욱 가속한 결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유로스타트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도 EU가 가장 많은 상품을 수입한 국가는 중국이었다고 보도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중국은 EU 수출 상대국 중에서는 3위(9.0%), 수입 상대국 중에서는 1위(20.8%)를 차지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EU에 관세인하 등 혜택을 제시한 까닭에 중국 시장이 지닌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란 점도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 거리를 두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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