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랜드’ 손우현이 관객들의 회전문 관람을 이끌어내고 있다.
손우현은 연극 ‘테베랜드’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수감 중인 무기징역수 마르틴과 마르틴 역을 맡은 배우 페데리코로 분한다. 그는 약 170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는 열연으로 지난 23일(수) 진행된 마지막 티켓 오픈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손우현의 1인 2역 연기는 ‘테베랜드’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그는 눈빛, 말투, 목소리 톤 등의 변주를 통해 마르틴과 페데리코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닮은 듯 다른 두 인물을 그려낸다. 그러다 후반부로 갈수록 재현과 재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극 흐름에 맞춰 손우현은 캐릭터들 간의 차이점을 미묘하게 뒤섞어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더욱 곱씹게 한다.
손우현의 섬세한 연기력은 빈틈없는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그는 의자를 넘어뜨리거나 철창을 내리치는 등 마르틴의 격앙된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긴장감을 안긴다. 또한, 마르틴의 발작에서는 손발 끝의 떨림으로, 범행 장면을 직접 보여줄 때는 마치 포크에 묻은 혈흔을 닦는 듯한 디테일을 더해 생생한 현실감은 물론, 매 공연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처럼 손우현은 그간 치열하게 연습한 결과를 마음껏 펼쳐내고 있다. 특히, 그의 단단한 발성과 정확한 발음은 관객들이 신화, 문학, 음악 등의 다채로운 주제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실제로 그는 방대한 양의 대사를 또렷이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이렇게 손우현은 마르틴과 페데리코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쌓아 올린 만큼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에 무대 위에서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만의 캐릭터들을 완성한 손우현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손우현이 출연하는 연극 ‘테베랜드’는 9월 2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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