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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3대 기준금리 변경과 주가 및 환율 시나리오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3-09-04 07:31  


올해도 벌써 9월 이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연 9월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파월의 잭슨홀 발언을 여름 휴가철 이후 Fed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미가 큰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코로나 이후 단골 주제인 경제전망은 “경기가 괜찮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는 9월 전망으로 넘겼다. 양대 책무와 관련해 고용시장은 “건전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했고 물가안정 문제는 말을 아꼈다.

시장 참여자가 바라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여부는 어떤 신호를 주지 못함에 따라 금리변경 방향과 증시 앞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1년 전에는 파월의 강한 매파 발언으로 1%포인트(p) 금리 인상안이 부각되면서 9월 Fed 회의 때까지 다우존스지수가 4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잭슨홀 악몽’이 나타났다.

Fed와 파월의 의향을 알 수 있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잭슨홀 발언을 토대로 올해 9월 Fed 회의에서 가져갈 수있는 방안은 세 가지다. ①안은 금리 0.5%p 인상과 양적긴축(QT) 475억 달러, ②안은 금리 0.25%p 인상과 QT 475억 달러, 그리고 ③안은 금리 동결과 QT 475억 달러 혹은 폐지하는 시나리오다.


<그림 1> 이상기후 비교

다음달 19일부터 양일 간 열리는 Fed 회의까지 최악 시나리오인 ①안이 부각될 경우 올해 잭슨홀 악몽은 1년 전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지수가 1년 전에 비해 평균 15% 정도 더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높게 올라간 빅테크 주가는 ‘순간 폭락(flash crash)’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중립 시나리오인 ②안이 부각되면 잭슨홀 악몽이 나타나더라도 학습효과 때문에 낙폭은 1년 전에 비해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월가에서 바라는 ③안이 부각된다면 올해 여름철 서머 랠리가 이어지면서 1990년대 후반 신경제 신화를 바탕으로 나타났던 골디락스 장세에 버금가는 증시 호황도 기대해 볼 수 있다.

9월 Fed 회의에서 어느 안으로 결정될 것인가는 현재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과 물가대책으로 금리인상 효과를 어떻게 보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고 금리인상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면 ①안으로 가져갈 확률이 높다. 1년 전 잭슨홀 악몽이 나타났던 것도 이 경우다.

하지만 더는 물가수준을 내리기 어렵고 금리인상 효과가 적다고 판단하면 ②안이나 ③안을 선택하면서 물가 목표치 상향과 같은 제3의 방안이나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수준이 목표치에 근접할수록 같은 폭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안정 효과가 더 작게 나타나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면 부작용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림 2> 미국 물가상승률 추이

Fed가 현재 물가수준을 판단할 때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물가 목표치(현재 2%)보다 중립금리 수준에 따른 물가 목표치를 더 중시한다. 물가 목표치를 중립금리 수준에 따라 수시로 변경할 경우 중앙은행의 최우선목표인 물가안정 의지가 흐트러진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변경하지 않는다.

금리인상 효과도 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가보다는 사후적으로 통화정책의 적정성을 따지는 ‘테일러 준칙’ 혹은 ‘수정된 테일러 준칙’으로 판단한다. 최근처럼 물가가 모든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는 다중공선성 성격이 강하고 총수요 요인보다 총공급 요인이 더 큰 여건에서는 물가하락 폭을 금리인상 효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판단요건을 감안하면 9월 Fed 회의에서 ①안을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③안도 매회의 때마다 들쑥날쑥하는 스네이크형 금리변경(5월 0.25%p 인상→6월 동결→7월 0.25%p 인상→9월 동결)으로 통화정책의 3대 생명인 선제성, 일관성, 신뢰성을 한꺼번에 잃을 우려가 있다.

②안이 가장 무난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Fed의 금리변경 원칙(go-stop-hold)에도 부합된다. 파월의 잭슨홀 발언이 여전히 ‘매파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올해도 1년 전 ‘붕괴론’처럼 증시 앞날을 비관적으로 몰고 가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한국 증시도 ②안대로 미국 증시와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파월의 잭슨홀 발언 이후 더 심해지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간 미묘한 입장 차를 주목해야 한다. 잭슨홀 미팅 이전부터 파월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간 밀월 관계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대놓고 적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주요 중앙은행 총재 간 입장 차는 2년 전부터 미국이 역환율 전쟁의 잣대로 활용해온 ‘달러인덱스의 함정’에 있다. 역환율 전쟁이란 수출 증진을 위해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종전과 달리 인플레를 수출하기 위해 평가절상을 도모하는 환율전쟁을 말한다. 인위적인 평가절상은 평가절하 이상으로 경쟁국에 피해를 주는 근린궁핍화 정책에 해당한다.

달러인덱스의 함정을 풀어보기 위해서는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71년 닉슨의 금태환(1온스=35달러) 정지 선언 이후 Fed는 통화정책의 참고지표로 달러 가치를 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없어졌다. 고심 끝에 당시 세계 경제 중심지였던 유럽 통화를 중심으로 달러인덱스를 산출해 지금까지 활용해오고 있다.

달러인덱스의 구성통화를 보면 유로화 57.6%, 엔화 13.6%, 파운드화 11.9%, 캐나다 달러화 9.1%, 덴마크 크로네화 4.2%, 스위스 프랑화 3.6%로 유럽 통화비중이 77.3%에 달한다. 유럽 통화만 강세를 보이면 달러인덱스는 떨어지고 약세를 보이면 올라가는 결정적인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1973년에 만들어진 달러인덱스는 반세기가 지났지만 구성통화와 각 구성통화 간 비중이 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중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국가는 부상한 반면 유럽 국가는 통화위기, 재정위기, 브렉시트 등을 거치면서 쇠퇴했다. 구성통화 간 위상도 크게 달라져 달러인덱스의 태생적 한계는 해가 지날수록 더 심하게 노출돼 왔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역환율 전쟁은 인플레 통제 여부에 따라 두 단계로 구분된다. 작년 10월 이후 Fed는 인플레가 통제권에 들어오면서 ‘피봇’의 필요성이 제기된 반면 ECB는 뒤늦게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왔다. 이 과정에서 달러인덱스가 크게 떨어져 미국은 강달러를 통해 인플레를 수출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마지막 관문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수입물가를 어떻게 잡느냐 하는 점이다. 이때부터 미국의 달러 정책은 유럽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유도하는 이원적(two track) 전략을 추진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에 초점을 맞춰 달러 강세를 유도해 왔다.

지난 2월 이후 달러인덱스와 아시아 통화 환율 움직임을 보면 미국의 이원적 달러 정책이 명확히 드러난다. 달러인덱스는 100대 초반에서 움직여 작년 10월 이후 달러 약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위안화 가치는 6.8위안에서 7.2위안으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 엔화 가치는 125엔에서 146엔으로, 원화 가치도 1228원에서 1300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아시아 중앙은행이 바짝 긴장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국통화 약세를 방치할 경우 다 잡아가던 인플레가 재발하는 ‘볼커의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볼커의 실수란 1980년대 초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안정 기조가 정착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금리를 내려 인플레가 재발한 사건을 말한다.

우려되는 것은 1차 역환율 전쟁 기간 중 금리인상을 통한 자국통화 방어효과가 작은 비기축통화국의 한계를 느낀 아시아 국가들이 이번에는 외환시장을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점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를 방지하기 위해 연일 보유 달러화를 풀고 있다. BOJ도 엔·달러 환율이 145엔에 다가서자 구두 개입하기에 바쁘다.

미국도 편치만은 않다. 외환시장 개입을 통한 아시아 국가의 자국통화 방어노력이 성공할 경우 인플레가 재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미·중 경제패권 다툼 연장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2차 역환율 전쟁이 지난 2년 간 지속돼온 1차 때보다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중 간 틈새에 끼인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 이미 달러 약세 속에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의 변동성도 베트남 동화보다 한때 5배에 달할 정도로 2차 역환율 전쟁의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당장 선택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파월의 잭슨홀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쉽게 안정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 3> 美 달러화대비 주요국 통화 절상(+) 및 절하(-)율


한상춘/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한국경제TV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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