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담대·전세대출도 '온라인 갈아타기'…대출전쟁 본격화

서형교 기자

입력 2023-09-25 17:33   수정 2023-09-26 16:17

    <앵커>

    이슈플러스입니다. 경제부 서형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 기자, 오늘 이슈플러스 주제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최근 빚을 내서 집 사는 분들 많이 늘고 있죠.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이 ‘금리가 하락하면 어떻게 하나’인데요.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을 갈아타면 되지만, 이 과정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그동안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도 온라인 갈아타기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드리고, 또 금융회사들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네, 하나씩 살펴보죠.

    먼저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5월 말에 전해드렸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대환대출 서비스는 무엇이 다른 겁니까?

    <기자>

    네, 앵커가 말한 대로 5월 말부터 전 금융권에 걸쳐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기존에 받은 대출 정보를 조회하고 더 유리한 상품이 있다면 손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한 건데요.

    당시 서비스를 시작할 땐 신용대출만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방안은, 온라인 대환대출 대상을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한다는 건데요.

    일단 아파트 주담대 갈아타기는 연말 혹은 내년 초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전산 작업에 시간이 좀 더 걸려서 내년 1분기 중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앵커>

    대환대출 대상을 넓힌다는 거군요. 그런데 주담대 대상이 아파트로 한정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온라인으로 대환대출이 가능하려면 시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현재 아파트는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하지만, 다른 주택 유형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번 온라인 대환대출 대상에서도 다세대·연립주택이나 오피스텔, 단독주택은 제외됐습니다.

    이밖에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도 대환대출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다시 말해 아파트 주담대 중에서도 주택구입자금 목적이나 생활안정자금만 대상에 포함된 건데요.

    이 정도만 하더라도 전체 주담대의 70~80%가 해당된다는 게 금융당국 설명입니다.

    그리고 전세대출의 경우 주담대와 다르게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 모든 주택 유형이 대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앵커>

    지금도 은행 영업점 방문하면 주담대나 전세대출 갈아탈 수 있는데, 앞으로는 이 절차가 좀 더 간편해진다는 건가요?

    <기자>

    네, 먼저 금융소비자들이 여러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지금은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을 찾으려면 각 금융사의 영업점을 방문하고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제 카카오페이나 토스 같은 플랫폼에서 시중은행과 보험사 수십 곳의 주담대 상품들을 바로 비교할 수 있는 거죠.

    이때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감안해서 대출을 갈아탔을 때 소비자가 얼마를 절약할 수 있는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대출을 갈아타려면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서 소득이나 자산과 관련된 서류들을 제출해야 했는데요.

    앞으론 비대면으로 서류를 제출할 수 있고, 근저당권의 설정과 말소 같은 업무처리도 온라인으로 가능해집니다.

    <앵커>

    은행에 가서 대기표를 뽑지 않아도 되고 법무사 비용도 아끼고 여러 가지로 편해지는군요. 당연히 이자도 줄이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일단 제도의 주된 취지가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손쉽게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거든요.

    금융회사들이 기존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따내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일 것이란 게 당국 설명입니다.

    앞서 신용대출 갈아타기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4개월 동안 1조5800억원 정도의 대출이 이동했는데요.

    대환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금리가 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사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주담대거든요.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합하면 대략 700~750조원 규모로 파악됩니다.

    신용대출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에서도 “주담대 갈아타기가 진짜 대출전쟁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앵커>

    특정 금융사가 파격적인 조건을 걸면 한쪽으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대규모로 대출이 이동할 경우 우리 금융시스템에 조금 문제가 되거나 하진 않겠습니까?

    <기자>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말에 주담대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더라도 대규모 머니무브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주담대는 통상 3년이 지나야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데, 이게 올해 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에 대출을 받은 분들이 해당됩니다.

    그런데 그땐 저금리 시기였기 때문에 굳이 지금 같은 고금리에 대출을 갈아탈 유인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대출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는 1~2년 뒤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앵커가 지적한 문제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된 전문가 분석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혜미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특정 은행에 (대출이) 몰리는 경우 그 은행은 예대율이나 이런 규제를 당장 맞추기 되게 어려울 것 같거든요. 특정 은행에 너무 많이 몰리고, 특정 은행에서 너무 많이 빠질 경우에는 가계대출의 시장점유율 경쟁 구도 자체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대출 갈아타기로 이자를 갚을 여력이 더 생기면 그만큼 대출을 더 받아보자 하는 움직임도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대책은 뭡니까.

    <기자>

    일단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새로 대출을 받는 게 아니고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총량 차원에서 변함이 없다는 건데요.

    오히려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게 되면 금융소비자 부담이 줄어드니 가계부채 건전성은 개선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낮은 금리로 갈아타게 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에 여유가 생겨서 차주들이 대출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도 “필요 시엔 대출금을 증액하기 위한 갈아타기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환대출 인프라라는 게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처음 시행하는 것인 만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없을지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슈플러스 서형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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