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교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에서 예비군 복무 연령을 훌쩍 넘겼지만, 자발적으로 입대하는 사람들의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예비군 소집 대상이 아니지만, 두 아들과 함께 군 복무에 자원한 이스라엘 사업가 노암 라니르(56)의 이야기를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그는 WP와 전화 통화에서 "욤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에서 아버지와 삼촌, 사촌을 잃었다"며 "이제 내 차례"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내 개인 제트기를 이스라엘로 오기 위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주고 있다"며 "우리는 아우슈비츠에서도 살아남았고 욤키푸르 전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내셔널 뉴스' 등 외신은 에즈라 야친(95)이 최고령 예비군으로 낡은 군복을 다시 입고 하마스와의 전투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이전에 준군사조직 '레히'에서 활동하며 영국군과 아랍인을 상대로 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야친이 이스라엘군에 동기를 주고 과거 학살이 벌어졌던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이야기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전했다.
예루살렘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영국 BBC 방송과 만나 인터뷰한 니심 바라네스(45)도 예비군 소집 대상이 아닌 데다 자녀가 6명 있지만 군복을 입고 전투 현장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군복을 입으니 기분이 좋다"면서도 "지금이 이스라엘에는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시작된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예비군 총 30만 명을 소집했다고 전날 밝혔다. 여기에 항공편 추가 배정 등에 따라 지금까지 동원된 예비군 수는 약 36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스라엘 인구(약 920만 명) 약 4%에 해당하며, 이스라엘에서 5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예비군이 동원된 것이다.
WP는 다른 국가에서 이번 이스라엘 사례처럼 빠르게 예비군을 소집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라고 전했다.
(사진=이스라엘 내셔널 뉴스 트위터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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