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남초(男超)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저학력 남성들은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할 확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계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앙재경대학 사회심리학원 장셴링 부교수와 수도경제무역대학 노동경제학원 성이난 교수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연구 논문을 '인구연구' 학회지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1990∼2020년 30년 사이에 중국 인구 통계를 근거로 교육수준(학력) 등이 결혼과 출산 시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1990년을 기준으로 초등학교 졸업 이하, 중졸, 고졸, 대학·전문대졸 이상 등 학력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29∼30세까지는 학력이 높을수록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31세를 기점으로 보면 미혼율은 전체적으로 크게 감소하며 '0' 쪽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 적령기가 지나서는 학력은 결혼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0년에도 29~30세까지는 학력이 높을수록 미혼율이 높은 경향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졸 이상과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는 30대 초반을 기점으로 미혼율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초등학교 졸업 이하는 40세 전후까지 10%대의 미혼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학력이 성별에 따라 결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했다.
1990년을 기준으로 고학력 여성 미혼율은 30대 이전까지는 저학력 여성보다 높았지만 40세 이후에는 그 차이는 거의 없었다. 학업이 결혼 시기를 늦추기는 했지만, 여성의 경우는 평생의 관점에서 보면 결혼 여부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학력이 높을수록 여성의 첫 아이 출산 시기는 더 늦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남성은 여성과 사정이 달랐다.
고학력 남성들은 29세 이전에는 저학력 남성보다 미혼율이 높았지만, 29세를 기점으로 저학력 남성보다 미혼율이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저학력 남성의 경우에는 30대 중반까지 미혼율 2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배우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오랜 남아 선호와 40년가량 이어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여파로 인구의 '남초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2020년 11월 기준 약 14억1천178만 명인 중국 인구 가운데 남성은 51.24%, 여성은 48.76%였다. 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를 뜻하는 성비는 105.07로 성비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근거로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저학력 남성이 결혼시장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농촌 저학력 남성의 경우 배우자를 찾지 못해 평생 독신으로 사는 비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 지원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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