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범인의 흉기에 교사가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이민법 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범인인 모하메드 모구치코프(20)는 2003년 러시아 체첸 공화국에서 태어나 2008년 5살 나이에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했다.
모구치코프의 가족은 망명 신청을 거부당한 뒤 2014년 거주지 주지사로부터 출국 명령을 받았으나 지역 단체와 정당의 지원으로 출국 명령은 취소된다.
이후 성년이 된 모구치코프는 2021년 3월 다시 망명을 신청했지만 지난해 8월 최종 기각 결정을 받았다. 모구치코프는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을 보여 프랑스 정부의 감시 대상 목록에도 올랐으나 프랑스에 계속 머물 수 있었다.
그가 프랑스 '이주 및 망명법' 상 출국 명령이나 추방 조치로부터 보호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법은 13세 이전에 부모 중 한 명과 함께 프랑스에 상주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외국인에겐 임시 거주 허가증을 내주도록 규정한다. 이런 경우라도 국가 이익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거나 테러와 관련된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추방될 수 있으나, 모구치코프는 이번 사건 이전에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었다.
프랑스 정부는 이에 따라 관련 법 조항을 하루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올해 2월 1일 상원에 공공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외국인을 추방하는 조치를 담은 이민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모구치코프처럼 13세 이전에 프랑스에 입국했거나, 프랑스인과 결혼했거나, 프랑스 자녀를 두었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소만 되고 실제 유죄 판결은 받지 않았더라도 공화국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외국인은 추방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았다. 추방된 자는 출국 명령을 받은 이와 달리 프랑스에 더 이상 입국할 수 없다.
현재 계획상 정부가 제출한 이민법 개정안은 내달 6일 상원 심사를 거쳐 내년 2월 국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사건 여파로 국회 심사 시기가 올해 12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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