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의 폭발 참사는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해 공중에서 폭발한 뒤 지상으로 추락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이 나왔다.
21일 AP 통신은 병원 폭발 전후 순간을 담은 12개 이상의 뉴스 방송 영상과 위성사진, 일반사진,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제시했다.
핵심 영상은 병원 폭발이 일어난 오후 7시 직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이 생중계한 가자지구 스카이라인으로, 인근 지상에서 일제히 발사된 로켓들을 확대 촬영해 보여줬다. 이중 한발이 다른 로켓들과의 궤도에서 벗어나 멀리 빛이 보이는 이스라엘 쪽에서 멀어지며 대부분의 전기 차단으로 어두운 가자시티로 다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이어 멀리 지상에서 작은 폭발이 보였고 2초 뒤에는 촬영 카메라 근처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당시 생방송 화면의 자막에는 가자지구 시간이 오후 6시 59분으로 적혀있었다.
AP 통신은 지도와 위성사진을 이용해 이 같은 생방송 영상과 알아흘리 병원에서 1.5㎞ 떨어진 알자지라 방송의 가자지국 입주 건물 위층에서 보이는 장면을 대조하고, 다른 빌딩들의 구도를 살펴본 결과 오후 6시59분 목격된 더 큰 폭발은 정확히 병원 쪽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알자지라 영상과 정확히 같은 시간에 이스라엘 영토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스라엘과 접한 팔레스타인 국경 쪽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최소 17발의 로켓이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됐다고 분석했다. 로켓 발사와 폭발 모두 가자시티 쪽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알아흘리 병원에서 남동쪽으로 16㎞ 떨어진 이스라엘 네티보트 마을에서 촬영된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의 영상에도 오후 6시59분 발사된 로켓들이 포착됐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가자지구 내에서 여러 발의 로켓이 발사돼 이중 한발이 공중에서 터졌고 3초 후에 알아흘리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 AP 통신의 결론이다.
폭발 1분 후인 오후 7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텔레그램을 통해 "점령된 아슈다드에 로켓들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아슈다드는 이스라엘 남부 항구도시로 가자지구 북부에서 50㎞ 거리에 있다.
법의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전쟁 중인 곳에서 자료를 수집하기 어려운 탓에 로켓 폭발과 병원 폭발이 연관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오프소스 정보와 지리적 위치, 로켓공학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폭발 원인을 두고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감청 정보는 물론 폭발 지역 웅덩이 규모가 이스라엘군 폭탄의 위력에 비해 작다는 점 등을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발'이라고 규정하지만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폭격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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