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매일 집계해 발표하는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나흘간 반대매매가 2조원이 넘어가 하루 미수금 규모 1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어 의문을 자아냈다. 증권가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영풍제지 미수금이 거래정지된 상태로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 모두에 중복 집계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86억원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나흘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 금액은 5천487억원으로 전날(5천49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최근 반대매매 금액 추이를 보면 500억원대 안팎이던 규모가 18일 2천768억원으로 늘더니 19일(5천257억원), 20일(5천497억원), 23일(5천496억원), 24일(5천487억원) 등으로 연일 천문학적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미수금'은 금투협이 매일 증권사에서 데이터를 받아 취합해 올리는데 일종의 잔고 개념이다. 주식을 강제 청산하는 반대매매 또는 고객 파산 등으로 미수채권을 완전히 회수하거나 손실로 인식하지 않는 이상 잔액이 쌓이며 누적된다.
반대매매 금액은 하루에 발생하는 청산액 개념이다. 매일 발생 금액이 금투협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된다.
이에 최근 1영업일당 5천억원대를 기록하는 반대매매 금액이 1조원 안팎인 미수금 잔고 규모를 뛰어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반대매매 금액은 정확히 반대매매 '대상' 금액"이라며 "반대매매 대상 금액에는 실제로 반대매매가 이뤄지지 않은 거래정지 종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매매 체결이 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보니 반대매매 주문이 나가지 않고, 대상 금액이 계속 쌓여 있는 상태"라며 "이렇게 큰 규모 미수금이 반대매매로 나가지 않고 묶여있는 상황이 처음이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거액의 미수금이 거래 정지 상태로 청산되지 않고 묶여있는 상태다 보니 키움증권의 미수금 잔고 4천943억원이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 모두에 중복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이 지난 20일 공시한 영풍제지 미수금 규모는 4천943억원이다. 해당 금액을 제외하면 전날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4억원으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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