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햄버거와 맥주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다시 자극받지 않을까 우려가 커진다.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정부 압박에 눈치를 하고 있으나 중동 상황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3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이로써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7.6%) 이후 5개월 연속 둔화했다.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률도 지난 6월 7.5%로 높아지고서 7월 6.8%, 8월 6.3%, 지난달 5.8% 등으로 석 달 연속 둔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햄버거·맥주 등의 가격이 또 인상되며 진정세를 보이던 먹거리 물가 부담이 다시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 동참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이뤄진 가격 인상이어서 '방아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식품·외식 부문은 상위 한 개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기업들이 따라 하는 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맘스터치는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내달 2일부터 1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7% 올린다. 맥도날드의 가격 인상은 올해 2월 이후 단 8개월 만이다.
이들 기업은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조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고금리로 금융 비용이 늘었고 인건비, 전기·가스요금 등도 상승했다고 토로했다.
정부 압박에 다른 주류·버거 업체들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눈치 보기를 하고 있으나 중동 불안 상황 등 글로벌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안정 동참을 강조하고 있어 당장 가격을 인상하긴 어렵겠지만 차입금이 많은 기업은 고금리로 금융 비용 부담이 커졌고 국제유가도 올라 물류비 부담도 확대돼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격화 등 중동 상황이 국내 먹거리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
최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상승 폭이 작아졌을 뿐 먹거리 부담이 그다지 줄진 않았다.
지난달 가공식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8% 올랐지만 2년 전인 2021년 9월과 비교하면 15.0% 상승했다.
식용유의 경우 물가가 1년 전보다 0.1% 내렸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55.1%나 올랐고 밀가루는 2년 전보다 44.8% 상승했다. 빵 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하면 21.7% 높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4.9% 올랐지만 2년 전보다는 14.3%나 상승했다.
칼국수 물가는 1년 전보다 4.1% 높지만 2년 전보다 16.1% 높고 치킨도 1년 전보다는 4.4%, 2년 전보다 15.6% 각각 상승해 차이를 보였다.
햄버거는 2년 전보다 19.6% 올랐고 자장면도 2년 전보다 19.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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