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이사회 오후 2시 개최…화물사업 매각 결정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불발 시 단기적 주가 호재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습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요. 증권부 최민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최 기자, 두 증권사의 실적은 어땠나요?
<기자>
증권가는 IB부문 부진 타격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곳들도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보시는 것 처럼 지난 27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8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금리상승과 주가 하락에 따른 자기매매 손익 감소, IB 관련 수수료 감소, 투자상품의 충당부채 적립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나증권도 2분기에 이어 3분기 48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요. 매출도 2조4,834억 원으로 전년 동기(5조6,575억 원)와 비교해 60% 가까이 줄었습니다. 하나증권은 "IB 자산들에 대한 충당금 확대 영향"이라고 실적 부진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NH투자증권, KB증권은 각각 1,008억 1,5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증권사의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온 모습인데요. 최근 부진한 증시 흐름까지 더해지며 앞으로도 증권사의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 같은데요. 증권주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거래대금 감소 등 4분기에 실적이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당분간 증권업의 상승 모멘텀이 부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실제 최근 한 달 사이 11개 증권사의 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5% 가까이 하락했는데요.
특히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이슈로 외국인의 순매도가 가장 많았으며 기관의 매도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해, 일주일 사이 20% 급락한 점이 KRX증권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재 키움증권은 5,000억 원의 미수금 발생 공시 후 자사주 700억 원 매입 및 소각 공시를 추가적으로 발표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습니다.
다만 영풍제지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점은 키움증권의 주가 회복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도 부진하고, 주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신용융자 잔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증권업 전체적으로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손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고배당 측면에서 일부 종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배당 매력이 높은 증권주에 한해선 좋은 매수 기회라고 평가하는데요.
NH투자증권의 경우 예상되는 배당수익률은 7% 중반 수준으로 업종 내 최상위권입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이익의 큰 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 상향 (별도기준 81.2, 연결기준 72.6)을 통해 주당배당금(DPS)를 방어하였다는 점에서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데요.
증권가에선 "상대적으로 실적 내에서 리테일 관련 비중이 높은 점과 업황이 부진한 시기이지만 과거부터 이어진 리스크관리가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30% 중반의 배당성향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어 기대배당수익률도 높은데, 연간 실적 개선에 힘입어 7% 초반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증권업은 다른 섹터와 비교해 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익의 변동성을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 투자해야 된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늘이 합병 운명의 날이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통해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안건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을 안건으로 올리고,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주요 안건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온 바 있는데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정조치 방안으로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4개(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 반납,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등이 거론돼 왔습니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시정조치안을 내일(31일)까지 요구한 상태인 만큼 이번 이사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판가름이 날 전망입니다.
만일 오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양사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만큼 이사회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는 오늘 오후 2시에 진행되고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를 마치는 직후 공시 등을 통해 결정 내용을 알릴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현재 이사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이사 과반이 참석한 가운데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이사회 구성원이 여섯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전원 참석 시 네 명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될 전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찬성 의견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다만 일부 이사는 화물사업 매각 찬성 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물사업의 매출이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매출 21.7%(올해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만큼 사업을 포기하면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화물사업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항공사를 찾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하는데요. 앞으로 화물사업 호황이 지속될지 미지수인데다, 인수하는 쪽에서 일정 수준의 부채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자인 산업은행도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합병이 필요한 상황이며, 합병을 위해서는 분할 매각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이사회가 합병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 같은데요. 증권업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기자>
직접 증권가 연구원들과 이야기 나눠본 결과, 대한항공의 경우 아시아나 인수 불발 시 재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합병 이슈가 두 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로 합병이 무산되는 경우 호재로 인식하고 단기적으로 주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12조 원, 부채비율은 1,741%에 달하는 만큼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직접 이야기를 나눈 증권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1,2위 항공사의 합병인 만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시너지가 존재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아시아나의 높은 부채비율과 경영 정상화 비용에 대한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이번에 화물 사업 매각이 결정될 경우, 두 기업의 합병 절차가 장기화된다는 점은 당분간 항공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전망입니다.
장거리 노선, 화물 사업 매각 등 국내 항공업종의 재편이 예상됨에 따라 합병 지연은 전반적인 항공 업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매각되더라도 EU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통과하더라도 향후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에서 더한 수준의 요구가 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점도 항공주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통상 항공사 지출비용 중 30% 가량을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영업 비용 부담이 커지고, 모객 수가 비용 증가세를 받주지 못하면 실적 악화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항공주에 대한 투자 시 해당 부분들을 참고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최민정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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