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31일 올해 3분기 반도체 실적을 공개한다. 반도체 사업에서 3개 분기 연속으로 수조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며 1·2분기보다 적자 폭을 얼마나 줄였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1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올해 처음으로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영업이익이 6천억원대에 그친 1·2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3분기 잠정 매출(67조원)도 작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지만, 전 분기(60조1천억원)보다는 11.7% 증가했다.
반도체 적자 폭은 기대만큼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5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바닥을 확인한 메모리의 경우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가격 방어를 위한 보수적인 출하 기조로 출하량은 기존 가이던스(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낸드의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지만, D램은 가격 상승에도 출하량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분산효과 감소 등으로 흑자 전환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전 분기와 비교해 적자를 1조원 넘게 줄였고, 특히 D램은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은 1조7천920억원이다.
D램은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고성능 D램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더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분 적자 폭이 우려 대비 선방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멈춘 점은 향후 실적 전망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특히 우려가 컸던 낸드 부문은 3분기에 가격 하락이 멈춘 것으로 파악돼 향후 실적 상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불황에도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투자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7조2천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6천685억원)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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