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쉐린식당 11곳이 한식…"프랑스요리 패권 끝냈다"

입력 2023-11-14 08:18  

한식이 세계 미식을 선도하는 첨단 트렌드로 뉴욕 파인다이닝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식당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 뉴욕 2023’에서 별(1~3개, 3개가 최상)’을 받은 식당은 71개인데, 그중 11개가 한식당이었다. 지난해 9개에서 2개 식당을 추가했다. 2018년 이후 매년 역대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뉴욕 타임즈의 음식 비평가 피터웰스는 이러한 한식 열풍에 이미 주목했다. “한국의 셰프들이 뉴욕의 가장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을 석권하며 수십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며 ‘한국 레스토랑이 뉴욕 파인다이닝을 재창조한 방법’이라는 특집 기사를 한면 전체에 실었다. 이른바 3B(BBQ, Banchan, Bibimbap), 바베큐와 반찬, 비빔밥으로 구성된 획일화된 식당이 아니라 셰프의 독창성이 가미된 섬세한 음식과 정갈한 서비스 등 모든면에서 최고 수준을 갖춘 ‘파인 다이닝’이 뉴욕의 미식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느냐에 대한 분석이다.

1993년 일본인 셰프 노부유키 마쓰히사가 뉴욕에 식당 ‘노부’를 오픈하고, 일식에 페루식 조리법을 가미해 날생선이라면 기겁하던 뉴요커들의 입을 연지 30년. 일본음식의 대중화와 고급화를 동시에 경험한 뉴오커들에게 타임즈의 이러한 기사는 음식의 패권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한식 열풍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셰프들의 공이 크다. 지난 2011년 뉴욕 맨하튼의 부촌 트라이베카에 한식 파인다이닝으로 문을 연 ‘정식(Jungsik)’의 임정식 셰프는 한식 세계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정식당 출신의 셰프들이 고급 한식의 정점에 서게 된다. 정식당 헤드셰프를 지냈던 박정현 셰프는 2018년 한식 파인다이닝 아토믹스(Atomix)를 열었는데, 미쉐린 가이드 2스타에 이어 올해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세계 8위에 올랐다. 아토믹스의 1인당 식사값은 395달러로 최고급 프렌치 식당 가격과 맞먹는다.

미쉐린 1스타 식당 ‘주아(JUA)’의 김호영 셰프도 뉴욕 '정식' 출신이다. 요리사와 식당이 미디어의 주목받지 못했던 2000년대 초반, 요리사의 꿈을 꾸며 유학길에 올랐던 청년들도 이젠 어엿한 미슐랭 셰프 반열에 올랐다. ‘오이지미’의 김세홍 셰프나 ‘꼬치’의 심성철 셰프, ‘제주누들바’의 김주언 셰프도 각기 자신만의 개성있는 요리로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급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보다 한국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곳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별을 받은 식당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한식이었다면, 최근에는 한식의 날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09년 한식으로 미쉐린가이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김훈이 셰프는 제주도에서 공수한 유기농 된장과 간장 등 발효음식을 주제로 한 식당 ‘메주(Meju)’를 열었다. 뉴욕 라커펠레 센터 지하의 식당 ‘나로(Naro)’에는 한국말로 쓰여진 ‘탕평채(Tangpyengchae)’나 ‘꽈배기(Kkwabaegi)’ 메뉴가 있다.

한식의 가능성에 젊은 셰프들의 도전도 계속 되고 있다. 세계 3대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하고 뉴욕 미쉐린 가이드 3스타 ‘장조지(Jean-Geroges)’와 2스타 ‘모던(The Modern)’에서 경력을 쌓은 이지훈 셰프는 맨하튼 이스트빌리지에 있는 한국 파인다이닝 수길(Soogil)로 옮길 예정이다. 이지훈 셰프는 “지금까지 프렌치 요리를 배우는데 중점을 뒀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발전된 한식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요리 경연대회인 'Chopped'에 출연해 미국인들에게 다양한 한식의 재료와 맛을 소개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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