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살벌한 요즘, 간편식 '불티'

입력 2023-12-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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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밥 먹기가 겁난다는 요즘, 점심 한끼도 외식 보다는 '편도(편의점 도시락)'로 때우는 직장인들이 늘었을 정도로 손쉽고 저렴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는 간편식의 인기가 높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이래 매 분기 6∼8%대로 고공행진 중이다. 일례로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만원 이하로 먹을 수 있던 냉면과 비빔밥이 요즘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비교적 낮은 가격에 집이나 편의점에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수요가 옮겨갔다. 특히 '가성비' 소비가 중요해진 요즘 간편식도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선택지가 늘었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온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간편식 PB '요리하다'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곰탕이나 떡국, 만둣국, 찌개류 등 한 끼 식사가 될만한 상품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성 상품에 비해 맛과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30%가량 저렴하다는 점이 고객들을 유인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간편식 매출 역시 약 15% 늘었다. 특히 한 끼 식사 대용인 냉동·냉장 간편식 판매가 25.6% 증가했다.

편의점의 경우 다양한 상품을 트렌드에 맞게 내놓아 매출 증가세가 더 뚜렷하다. 올해 1∼11월 GS25의 PB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0%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전체 상품 매출이 6.7% 증가한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신장세다.

대표 상품이자 '김혜자 도시락'으로 불리는 '혜자로운집밥 도시락'(7종)은 지난 2월 출시 이래 지난달 말 현재 누적 1천79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됐다. 290일간 1분에 43개씩 팔린 셈으로 매출액이 1천억원에 이른다.

CU에서는 초저가 PB인 '헤이루(HEYROO) 득템 시리즈'의 올해 1∼11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168.8% 늘었다. 2021년 3월 출시된 득템 시리즈는 라면, 피자, 시리얼 등 간편식과 가공식품으로 구성됐는데, 가격이 기성 상품(NB)의 절반에 불과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다. 출시 당시 10여개이던 상품 수도 올해 40여개로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들어 전체 간편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었다. 특히 지난 6월 선보인 제주 흑돼지 맛집 '숙성도' 연계 상품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 2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PB 간편식 인기가 높아진 것은 외식 물가 상승의 반사이익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꾸준히 품질 개선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B 간편식이 내세우는 가성비는 저렴한 가격보다 높아진 품질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외식 물가 부담에 더해 1인 가구 비율이 지속해 높아지는 추세여서 간편식의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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