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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 신성장 ‘글로벌 사우스’ 선봉장 인도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3-12-04 07:39   수정 2023-12-04 08:12


2024년 세계 경제에서 성장핵심지역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 속하는 국가들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국가, 일본 등 선진국들이 속해 있는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에 대비해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신흥국들이 속해 있는 지역을 통칭하는 새로운 용어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 중에서는 단연 인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총선 당시 인도 국민당(BJP) 후보였던 니헨드라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 주(州)총리 당시 독특한 성장모델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인도 경제는 서민과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해가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인도 경제의 고질병이었던 화폐 개혁과 상품서비스세제(GST) 개편도 마무리해 놓았다. 일부 예측기관은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집권 2기를 맞아 모디 정부는 로스토우(W.W. Rostow) 교수의 경제발전 5단계 동태 이론에 따라 ‘도약 단계(take off)’에서 ‘성숙 단계(the drive to maturity)로 순조롭게 이행해 고성장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미국에 제2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느냐에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 정부의 경제정책의 이론적 토대이자 경제정책 운용의 근간이 됐던 ‘모디노믹스(Modinomics)’는 구자라트 성장 모델이 핵심이다. 모디 총리는 2001년 구자라트 주총리로 취임한 이후 대규모 외자 유치와 대대적인 개혁 등을 통해 구자라트 성장률을 연평균 13.4%까지 끌어올렸다. 구자라트주가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 지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도인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던 성장률이었다.

모디노믹스는 크게 세 가지 내용이 핵심이다. 집권 1기 내내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해 왔으나 여전히 미흡하다고 보고 있는 중장기 잠재성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설비투자와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성과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게 거두고 있다.

구자라트 주정부 시절 크게 성공한 경험을 살려 투자환경 개선을 골자로 하는 대폭적인 개방조치 등을 통한 외국기업과 외국자본 유치는 괄목할 만하다. 특히 인도 성장경로 특성상 초기 단계의 ‘외연적 성장경로’에서 모디 정부의 성장경로가 될 ‘내연적 성장경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심하게 발생한 부정부패 등과 같은 성장통을 해결하기 위해 강도 있는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저항 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된 직후 오랫동안 집권하는 과정에서 뿌리가 깊은 네루-간디 가문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층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다. 사회적으로는 ‘카스트’와 사상적으로 ‘불교 및 간다라’ 이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전의 정부처럼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개혁과 구조조정이 정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도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에서 벗어나느냐도 인도 경제 앞날을 위해 중요한 변수다. 대외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자치권 부여와 외국과의 통상협상에 주정부를 참여시킬 예정이어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외국과의 협상은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모디 정부는 미국이 주도가 돼 추진하고 있는 TIPF와 EP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와 한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모디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대인도 수출 증가율은 전체 수출증가율의 두 배를 기록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주를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州)로 만든 경험을 살려 청년 일자리 창출, 물가 안정 등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농촌 지역 인프라 지원을 통한 농업 부문 성장을 통해 유휴인력을 산업부문에 재배치하고 대기업 중심으로 적극적인 산업화를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모델은 인도 전체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조세개혁과 노동법 분야에 대대적인 개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세제도, 토지수용 절차, 각종 인허가 제도 등의 간소화가 추진될 경우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인도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사업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디 정부는 전력, 건설 등 인프라 시장 진출기회가 확대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회복으로 소비시장 진출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도 진출희망 한국 기업은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도 시장에서의 일본, 중국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대비해 정부는 한국과 인도 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개정 협상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인도와 주요 신흥국 인플레이션율 비교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그 어느 국가보다 크다. 공식적으로 인도 인구가 중국을 초월했다. 내수 비중도 75%에 달해 미중 간 마찰 등 대외변수로부터 충격이 완충시킬 수 있다. 경제연령도 25세(중국 37세, 한국 47세) 전후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구 구조를 갖고 있다. IT 잠재능력도 뛰어나다. 예측기관은 2020년대에도 연평균 6∼7%대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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