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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ESG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12-07 08:11   수정 2023-12-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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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ESG’인데요. ESG는 각각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그리고 governance 지배구조를 뜻합니다. 기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최근 수년동안 산업계 전반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개념인 만큼 많은 분들께 익숙한 개념일 겁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불었던 ESG 열풍이 급격하게 식어가고 있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은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는 환상을 갖기 시작했지만, 올해 들어 그 환상이 끝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투자리서치그룹 모닝스타의 집계 기준으로 올해 ESG 관련 펀드에서는 약 14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8조 33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향후 최소 5개 펀드가 올해 ESG관련 의무를 폐지하고, 32개의 ESG 관련 펀드 상품이 없어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기차 제조업체의 부진은 녹색경제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도 하는데요. 초기 소비자들은 높은 모델 비용이나 충전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에는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만 남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인데요. 포드는 지난해 초 전기차 모델들을 내놓으면서 시가총액 1000억 달러의 벽을 넘겼지만, 현재 시가 총액은 410억 달러로 줄어들었고요.

    GM 역시 최근 일본 혼다와 추진하던 50억 달러 규모의 새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해 생산 확장보다는 재고 처리에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덴마크 해상풍력기업인 오르스 테드는 지난달 뉴욕주와 맺은 해상풍력발전 계약을 취소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가 좌초되고 있고요.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주 정부가 계약한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의 약 30%가 취소됐습니다. 또 나머지 25%는 재입찰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100대 청정에너지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S&P글로벌청정에너지지수는 올 들어 30%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가 1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죠.

    미국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넥스트에라의 시가총액은 현지시각 약 1천 204억 달러인데요.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4천 103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넥스트에라는 2년 전만 해도 태양광 및 풍력시장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엑슨모빌의 시가 총액을 앞지르고 에너지 업종 1위를 차지했던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친환경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번째로는 고금리를 들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낮은 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되면서 사업성 문제에 직면하게 된 건데요. 네덜란드 펀드매니저 로베코에서 청정 에너지 펀드를 운영하는 로만 보너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분야 프로젝트들은 일반적으로 80%의 부채로 자금을 조달합니다. 막대한 차임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정부 주도 녹색전환의 한계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 수익성이 높아져 투자가 몰리는데요. 현재 친환경 전환은 기술 성장이 아니라 정부 재정을 기반으로 이뤄져 수익성 향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럽의 금융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장 피사니-페리 소장은 “친환경 전환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이 수반되는 부정적인 공급 충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청정에너지 기업 AES의 안드레스 글루스키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 위기의 규모를 고려할 때 탄소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역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신재생에너지 ‘손절’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AES는 신재생 에너지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해 아마존이나 구들 등의 기업들에 판매하는 기업인데요. AES의 주가는 올해 들어 거의 4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8’에서도 참여국들은 재생에너지의 3배 확대와 메탄 감축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는 등 녹색경제는 여전히 세계적인 흐름인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에서 지속 가능한 펀드를 운영하는 벨리슬라바 디미트로바는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투자하기에 적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더 이상 친환경 프리미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 가치에 우선 순위를 두는 이들에게는 청정 에너지 관련 주가가 이전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경쟁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ESG와 관련된 녹색경제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기후 위기를 고려할 때 녹색 경제로의 전환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업계에서는 탄소 배출이 반드시 지불해야 할 비용이라는 인식 전환이 있을 때까지 그 길은 험난할 거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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