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언론인이 가자지구의 현상황을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비교했다가 시몬 베이 상을 박탈당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도지사는 2019년 지네브 엘 라주이 전 샤를리 에브도 칼럼니스트에게 수여한 '시몬 베이 상'을 철회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었다.
페크레스 도지사는 "라주이는 이슬람주의에 맞선 용기와 투쟁으로 2019년 시몬 베이 상을 받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에 대한 그의 최근 발언은 터무니없고 충격적이며 홀로코스트의 야만성을 겪은 동포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고 적었다.
이어 "이는 시몬 베이가 평생을 통해 전한 평화의 메시지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며 베이 후손들 요청에 따라 상을 철회한다고 덧붙였다.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인 일드프랑스는 2018년부터 대의를 위해 싸운 여성에게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정치가였던 시몬 베이의 이름을 딴 상을 수여하고 있다. 라주이는 2015년 이슬람극단주의 일당에게 테러당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서 2017년까지 이슬람주의에 비판적인 글을 써 2019년 이 상을 받았다.
그는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격과 이에 침묵하는 이들을 소셜미디어(SNS)에서 비판해왔다. 최근엔 "유대인들은 나치의 모델을 개선해 집단 학살의 과학을 완성했다"고 주장한 한 미국 언론인의 SNS 글을 자신의 계정에 옮기기도 했다.
라주이는 상 철회 소식에 "시몬 베이 상이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네타냐후 극우 정부의 범죄 행위에 침묵하라는 의미라면 기꺼이 반납할 것"이라고 SNS에 적었다.
그는 "내게 시몬 베이를 기린다는 것은 국적이나 종교, 이념과 상관없이 모든 민간인 학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는 뜻"이라며 "이 상이 10월7일의 희생자에 대해서만 분개하고 8일, 9일, 10일, 그리고 오늘날까지 희생된 이들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면 이 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론했다.
라주이는 자신을 비판한 시몬 베이의 손자에게도 "할머니의 이름으로, 그리고 할머니의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8천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범죄를 규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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