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차별화 시대도 끝"…세일즈포스가 작심한 새 구독 모델

김종학 기자

입력 2023-12-15 11:54  

(파커 해리스 세일즈포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뉴욕투어 기조연설 현장)

"인공지능은 열풍이 아닙니다, 이제 초기단계일 뿐입니다"


현지시간 14일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뉴욕 월드투어에서 파커 해리스 세일즈포스 최고기술책임자는 인공지능 산업이 현재 두 번째 혁명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세일즈포스 공동창업자인 파커 해리스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던 고객관계관리(CRM)를 저렴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구현한 핵심 개발자로 25년가까이 제품과 기술 총괄해왔다.
파커 해리스는 이날 월드투어 기조 연설에서 "우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자율성이며, 이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바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행사인 드림포스 기조연설 중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가 "인공지능(AI)은 신뢰의 혁명이자, 고객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세일즈포스는 마크 베니오프가 1999년 창업해 전세계 클라우드 기반 SaaS를 최초로 시작했으며, 현재 CRM 시장 22%를 가진 최대 기업이다. 사내 메신저인 슬랙(Slack)을 우리 돈 31조 원, 시각화 전문기업인 태블로(Tableau)를 19조 원에 인수하는 등 전략적 인수합병으로 시가총액 30위권에 진입해 있다. 올해들어 일부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등의 성과로 연초 이후 이달까지 주가는 90% 가량 급등했다.



● CRM 특화 AI '아인슈타인 코파일럿'…내년 2월부터 구독모델 적용

세일즈포스는 이날 뉴욕 월드투어 기조연설에서 지난 9월 드림포스에서 공개한 아인슈타인GPT를 두 달만에 고도화 시킨 인공지능 구독 모델의 구조와 사용 효율을 강조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2014년부터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해온 세일즈포스는 자체 아인슈타인1플랫폼에 구축한 '아인슈타인 코파일럿' 서비스를 바탕으로 내년 2월부터 영업, 마케팅, 서비스, 회계관리 등 고객 기업 전반에 제공할 계획이다.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은 이메일과 사내 메신저인 슬랙 문서 외에 기업 내에 가공하기 어려워 방치되어 있던 음성, 영상 등 각종 데이터를 인식하는 일종의 언어모델 훈련을 거쳐 자동화된 분석 결과를 기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세일즈포스가 비정형화된 데이터에 집중하는 건 챗GPT 등장이후 해당 수요를 자동화하려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 기업 고위 임원의 80%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알고 있지만, 59%는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들의 한계를 넘어설 전략이 부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IT기업뿐 아니라 소비자 접점이 큰 유통기업들에게서 가장 큰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홀리데이 쇼핑시즌 30개 유통업체 가운데 29곳이 세일즈포스 CRM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를 관리했고,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10% 이상 증가했다.

세일즈포스는 파트너사인 KPMG 사례를 들어 인공지능 코파일럿이 자동화된 이메일 초안 작성, 연락처를 바탕으로 한 추천 대화 정보 추출 등 사용자 경험을 높이고 보다 효율적인 업무 역량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패트릭 스토크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인공지능의 대규모언어모델 학습이 "필요한 모든 것을 훔쳐 경쟁 업체의 비즈니스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은 나쁜 일이 될 수 있다"며 '환각'으로 부르는 잘못된 정보의 생산을 막기 위한 설계에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일즈포스는 '제로 리텐션'으로 부르는 방식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된 민감한 정보가 잔류하지 못하도록 처리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류하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왼쪽에서 두번째 인물이 파커 해리스 최고기술책임자, 세일즈포스 뉴욕투어 기조연설 현장)

● 세일즈포스 벤처CEO "생성형AI만으로 차별화 이룰 수 없어"

한편 전 세계 기술기업의 인공지능 개발 속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세일즈포스는 지난 1년간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과 대화형 챗봇을 뛰어넘을 기업 물색에 한창이다.

세일즈포스는 내부적으로 백여명의 인공지능 전문가와 혁신자문위원회를 통해 600여곳의 유망 기업 파트너를 두고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투어 현장에서 만난 존 소모르자이 세일즈포스 벤처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에 대한 과대광고가 너무 많아서 매우 독특하거나 모방하기 어려운 기업을 찾을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만으로는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오픈 소스, 비공개 자원과 상업적 사례 모든 면에서 관계를 두고 더 정확한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회사를 찾으려 노력해왔고, 이것이 우리의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소모르자이 CEO는 세일즈포스가 적시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계기에 대해 "10년간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인수해왔지만 지난 1년간 놀라운 성장 기회를 발견하게 됐다"며 이후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와 연결해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관련 펀드를 5억 달러로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중 노트북을 열어 "600여곳의 투자 대상 기업 가운데 '아이투맥스'와 '메가존클라우' 등 한국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이달 정부와 건설사, 보조금 신청 등 입찰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속도를 높인 오토젠AI에 3,950만 달러, 영상 정보의 머신러닝 기술을 가진 런웨이 초기투자에 참여하는 등 기업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김종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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