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있다"…원정과외도 성행

입력 2023-12-16 08:16   수정 2023-12-16 11:58



북한에서도 명문 학교 진학을 위해 사교육 경쟁이 치열하며, 실력이 좋아 학생이 몰리는 이른바 '일타강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모든 인민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과 같은 명문대에 들어가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인식 때문에 사교육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 함승수 연구위원이 연구원 동계 국내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북한 사교육 시장과 교육 불평등 현상'에서 국제민주연구소(NDI)가 보유한 탈북민 자료와 교원·학생 출신 탈북민들의 증언을 교차 분석해 평양을 중심으로 사교육 시장이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분석했다.

북한 사교육 시장에는 박한 월급을 받는 학교 교사가 많이 종사하는 편이고, 사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강사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대학생, 대학 교수도 사교육 시장에 뛰어든다.

원산 제1중학교, 평양이과대학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탈북민 A씨는 "어려서부터 사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권력은 있는데 공부를 못하는 자녀들을 제1중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암암리에 과외받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나도 제1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과외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1중학교는 과학기술 분야 수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1984년 평양에 처음 문을 열었고, 1999년 전국 시·군·구역에 1개교씩 만들도록 했다.

A씨는 과외비에 대해 "처음에는 쌀을 드렸으나 나중에는 한 달에 30만원을 드렸다"고 밝혔다. 1달러당 8천원대로 알려진 최근 평양 장마당 환율로 계산해보면 과외 교사에게 월급으로 미화 38달러 정도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천107달러다. 과외 교사가 학생 3명을 가르치면 한 달 치 평균 소득(92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사교육은 원칙적으로 금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봉을 받는 교사들이 뛰어들기도 한다. 2001∼2013년 평양에서 교편을 잡았다는 탈북민 B씨는 교사 월급이 겨우 쌀 0.5㎏ 정도를 살 수 있는 수준이어서 일상생활 유지가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교사의 사교육이 이뤄지는 장소는 대부분 학생 또는 교사의 집이다. 실력이 좋은 교사의 경우 학부모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해준다는 목격담도 있었다.

다른 도시에 살지만 과외를 받으려고 평양으로 오는 '원정 과외'의 경우도 있고, 한국의 '일타강사'처럼 인기가 많은 과외수업에는 인원 제한이 있어 등록을 서둘러야 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함 연구위원은 장마당에서 돈을 번 신흥세력과 학교보다 사교육 시장에서 얻는 이득이 더 큰 교사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 사교육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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