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한국, 우려가 현실로…답이 없다

입력 2023-12-17 14:42   수정 2023-12-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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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구구조가 국내 연구기관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 보다 더 비관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저출산·고령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확연한데, OECD 3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장래인구 모든 분야에서 1위 또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합계출산율로 중위추계 1.37명, 저위추계(비관적) 1.00명을 각각 전망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출산율을 중위추계 1.26명으로 하향조정했지만, 저위추계에서는 1.09명으로 오히려 높여 잡았다.

실제 2022년 출산율은 0.78명으로 집계돼 가장 비관적인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출생아수도 비관적인 경로를 따라갔다.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출생아수를 중위추계 45만명, 저위추계 32만명으로 예상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중위추계 41만1천명, 저위추계 35만1천명으로 각각 하향·상향 조정했다.

그렇지만 2022년 출생아는 24만6천명에 그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크게 밑돌았다.

반대로 고령화 추세는 예상 범위를 뛰어넘어 가파르게 진행됐다.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65세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위추계 17.1%, 중위추계 17.2%, 고위추계(낙관적) 17.3%로 각각 예측됐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의 65세 이상 비중으로 중위·저위 17.2%, 고위 17.1%를 내다봤다.

2022년 실제 수치는 17.4%로 더 높았다. 고령화 속도를 가장 빠르게 예측한 시나리오까지 웃돈 셈이다.

출산율 저점은 가장 늦은 전망치가 현실화하는 흐름이다.

2010~206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출산율이 2011년 1.20명(중위 추계)으로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6년 0.99명이었다.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도 2016년 출산율이 1.18명(중위 추계)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5년 1.07명이었다.

중립 전망에서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제시했지만, 모두 크게 빗나간 셈이다.

이번 2022~2072년 인구추계에서도 중위 저점으로는 2025년 0.65명, 저위 저점으로는 2026년 0.59명을 각각 제시했다.

앞서 "출산율이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전망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저출산·고령화는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극적이다.

이번 통계청의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와 유엔(UN) 세계인구전망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연령 구성·부양비·출산율·기대수명·인구성장률 등 모든 부분에서 1등과 꼴등을 번갈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 38개국 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2022년(0.78명)부터 2072년(1.08명)까지 최하위를 지키게 된다. 출산율 1.0명을 밑도는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은 2022년 71.1%로 38개국 중 가장 높지만, 2072년에는 45.8%로 유일하게 50%를 밑돌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72년 47.7%까지 치솟으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2072년 한국을 제외하고 고령자 비중 40%를 웃도는 국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대수명은 2072년 91.1세로 가장 오래 사는 국가가 된다. 한국에 이어 일본(90.9세), 이탈리아·스위스(90.3세), 스페인(90.0세)까지 5개국만 90세 문턱을 넘을 국가로 꼽혔다.

그러다 보니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는 2022년 40.6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서 2072년 104.2명으로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2067~2072년 인구성장률에서는 우리나라가 -1.3%로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1.0%대 수치는 한국이 유일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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