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일가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전세사기 전담수사팀(팀장 이정화 형사5부장)은 27일 사기, 감정평가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부동산 임대 업체 사장 정모(59)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아내 김모(53) 씨에게 사기 혐의를, 아들(29)에게 사기와 감정평가법 위반,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를 각각 적용해 역시 구속 상태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정씨 일가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일가족 및 임대 업체 법인 명의를 이용해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800세대가량의 주택을 취득한 뒤 임차인 214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22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대출금이 700억원을 넘는 채무 초과 상태인데도, 구체적인 자금 관리 계획 없이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부동산 임대업 법인 17개소의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현금화(이른바 상품권 깡)해 법인에 1억원의 재산상 피해를 준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는다.
정씨의 아들은 부모와 달리 경찰 단계 때부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았으나, 지난 22일 검찰에 결국 구속됐다.
검찰은 국토교통부를 통해 감정평가사인 정씨의 아들이 아버지의 요청을 받고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 건물을 감정 평가하는 등 올해 3월부터 임대 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규명했다.
이들은 임대차 계약을 받기 위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고자 건물 평가액을 평균 시세보다 28∼63% 이상 부풀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씨는 범죄 수익금 중 13억원을 게임 '리니지' 계정과 캐릭터,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임차인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A씨의 해당 게임 계정과 캐릭터 등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한 상태다.
정씨가 보유한 게임 계정과 아이템은 현재 거래가 기준 최소 1억원 이상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 일가의 여죄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가 정씨 일가 소유 건물 등을 토대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 사건 총피해 규모는 1천2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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