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PTSD"…'의료용 대마' 합법화 추진

입력 2024-02-02 17:26   수정 2024-02-02 17:58



2년 가까이 지속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많은 국민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를 돕기 위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 법안이 최종 통과를 앞뒀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의료용 대마의 재배·제조·이용을 허용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상태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 병사 출신인 이반 도로셴코(38)의 사례가 의료용 대마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레슬링 챔피언 출신인 도로셴코는 지난해 여름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도로셴코가 소대원의 약 절반과 함께 전투 임무에 나선 사이 러시아군 로켓이 그의 소대가 머무르던 가옥을 강타, 남아 있던 소대원 중 2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그는 전선에서 돌아와 보니 "온통 벽돌과 피가 뒤범벅이 된 끔찍한 광경이었다"면서 "우리 화기지원 소대의 절반이 사라졌다. 내 친구들과 형제들, 우리는 모두 함께 지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지만, PTSD가 점차 심해졌다. 참혹했던 그날의 꿈을 계속 꾸고 하룻밤에 5∼6번씩 잠에서 깨기도 했다. 이후 그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두통도 심해졌다. 궤양으로 피를 토해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병원에 입원한 사이 진정제를 처방받기도 했지만,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증상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그의 전우가 대마 성분 칸나비디올(CBD)을 함유한 기름을 그에게 줬다. 매일 밤 자기 전 CBD 기름 3∼5방울을 섭취하자 브레인 포그 증상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는 "두통, 고혈압, 뇌진탕 후유증에 도움이 됐다. 내 전우들도 그렇게 말한다. 모든 것이 안정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마 성분 중 의존·남용 위험성이 거의 없는 CBD를 함유한 기름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여겨져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합법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팔다리 절단으로 환상통을 느끼는 환자 등 더 증상이 심각한 환자를 위해 함량이 높은 의료용 대마도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이번 합법화 법안이 등장했다.

의료용 대마는 연구 결과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의 고통과 메스꺼움을 가라앉히고 뇌성마비 환자의 발작 가능성을 줄여주는 등 효과가 있어 유럽 다수 국가에서 이미 합법화됐다.

우크라이나 의료계에서도 많은 국민의 PTSD를 덜어주기 위해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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