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후 연초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떠난 희망퇴직자가 1천8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수는 1년 전보다 다소 줄었지만, 희망퇴직자 1명당 평균 퇴직금은 5억원대에 달했다.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10억원 가량 됐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곳에서만 희망퇴직 형태로 모두 1천496명이 짐을 쌌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에서 각각 674명, 234명, 226명이 퇴직했다. 지난해 1월(713명·388명·279명)보다는 퇴직자가 줄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31일 자로 362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해 1월(349명)보다 퇴직자 수가 늘었다. 이는 퇴직 대상 인원이 1년 전보다 많았기 때문이란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NH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2명의 직원이 퇴직, 지난 2022년 말(493명)보다 퇴직 인원이 줄었다.
농협은행까지 합하면 5대 은행에서 연말·연초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은 1천868명이다. 1년 전(2천222명)과 비교하면 퇴직자 수가 354명(15.9%) 줄었다.
은행 희망퇴직자 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 퇴직금으로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최대 35∼36개월 치 급여를 지급했으나, 올해에는 일제히 최대 31개월 치로 줄였다.
지난해 고금리 덕에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지만, '이자 장사'로 돈을 벌면서 직원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준다는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보다 나빠지기는 했지만, 퇴직자들은 올해에도 평균 5억원, 많게는 10억원가량의 퇴직금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천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정 기본퇴직금(평균 1억8천만원)에 희망퇴직금 3억6천만원을 합한 수치다.
올해 희망 퇴직금으로 4∼5개월 치 급여가 축소됐다고 해도, 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주요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별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 회사를 떠난 은행원 중 장기 근속자 등 일부는 법정 기본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합해 10억원 이상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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