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1년 굴렸더니…"예금보다 낫네"

전민정 기자

입력 2024-02-05 17:46   수정 2024-02-05 18:28

    <앵커>

    2022년 7월부터 시범 도입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디폴트옵션의 1년 성적표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말 수익률이 당초 목표 수익률을 초과해 10%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는데,

    1~2%대인 쥐꼬리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디폴트옵션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퇴직연금의 연 평균 수익률은 1~2%대. 그동안 '쥐꼬리 수익률'이란 오명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을 도입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수익률이 5배 넘게 뛴 겁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22년 7월 시범 도입 이후 1년 이상 된 디폴트옵션 상품들의 개별수익률을 계산해봤더니 평균 10.1%로 나타났습니다.

    초저위험 상품마저도 수익률은 4%대로 올라섰습니다.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금리가 3%대인 것과 비교해봐도 '쏠쏠한' 투자 성과입니다.

    [손재형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 : 운용 중인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들의 지난해 연 수익률은 애초 목표수익률인 연 6~8% 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이 수익률 상승으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에 디폴트옵션 적립금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분기 보다 2배 이상 늘어 12조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가입자 수도 불과 석달만에 88만명 증가해 480만명에 달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디폴트옵션의 90% 가까이가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있는 것이 현실.

    고금리 환경에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전문가들은 '초저위험' 상품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몇십년 간 관리할 퇴직연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보장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운용된다면 제대로 된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남재우 /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 : 디폴트옵션을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뒀던 사람이 금리 상황이 바뀌거나 했을 때 갈아탈 것이냐, 그렇지 않거든요. 원리금보장에 한해 1년 이상 계속해서 거치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거나 매년 원리금 보장을 실적배당으로 유도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초저위험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디폴트옵션의 은행권 쏠림 현상도 심한 상황.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우자'라는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위한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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