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암세포 구멍 뚫어 죽인다…국내 첫 간암 '전기자극' 치료

김수진 기자

입력 2024-02-08 10:44   수정 2024-02-08 10:44



세브란스병원이 최근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IRE)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간암 환자(70대, 간암 2기)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IRE는 암 주변 피부에 2mm 정도의 틈을 만들어 침을 연결해 고압 전기를 쏴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법이다. 가정용 콘센트 전압(220볼트)의 10배 이상인 최대 3,000볼트 강도의 전기를 사용한다. 이렇게 고강도 전기를 쏘면 세포막에 미세한 크기의 구멍이 여러 개 생기면서 결국에는 사멸하게 된다. 구멍의 크기는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주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적은 환자에게 사용하며, 미국이 개발해 전 세계에서 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임상 연구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이후 세브란스병원은 췌장암에 처음 IRE 치료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40여 명이 수술대에 올랐다.

이번에 세브란스병원에서 IRE를 받은 간암 환자A씨의 경우, 장과 간 사이의 혈관인 간문맥 등 주변 장기와 암 조직이 닿아 있었다. 때문에 의료진(김만득 영상의학과 교수, 김도영 소화기내과 교수)은 고주파나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기존의 간암 국소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기존 치료법이 높은 열을 일으켜 주변 장기에 피해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IRE는 시술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만들어내지 않고 암세포 자체만 타격해 암 주변 혈관과 조직을 보존할 수 있어, 의료진은 IRE 사용을 결정했다.

A씨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정기적으로 내원해 김도영 교수에게 추적 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김만득 교수는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은 미국에서 개발돼 현재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암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비교적 신 치료기술”이라며 “세브란스병원에서는 2016년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40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이번에 간암 환자에 국내 최초로 시행한 만큼 앞으로도 대상 암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도영 교수는 “암 병변이 간문맥과 닿아 있어 기존의 열을 이용한 치료법이 아닌 치료 부위만 타깃할 수 있는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을 시행했다”며 “무사히 퇴원한 환자는 앞으로 외래 진료를 통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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