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뛰기서 구름판 없앨까...유명 선수들 '반발'

입력 2024-03-03 18:26  



세계육상연맹(WA)이 멀리뛰기에서 구름판을 없애는 등 핵심 규정을 바꾸려고 하자 유명 선수들이 "출전 안하겠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WA는 멀리뛰기 선수들이 도약할 때 밟는 구름판을 없애는 대신 이보다 훨씬 넓은 도약 존(zone)을 설치해 전체 도약 거리를 측정하는 새 규정을 올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테스트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범하는 파울 횟수를 줄여 관전 재미를 끌어올리려는 목표다.

구름판은 길이 122㎝, 폭 34㎝, 높이 10㎝의 크기로, 선수들은 전력 질주한 뒤 구름판을 밟고 뛰어올라 공중을 걷듯이 최대한 멀리 날아간 뒤 모래 위에 착지한다.

선수가 구름판을 제대로 밟으면 거기서부터 착지한 곳까지 거리로 순위를 매긴다. 구름판 뒤의 파울 라인을 밟으면 실격 처분을 내려진다. 멀리뛰기는 이런 방식을 150년 가까이 고수해왔다.

그러나 WA는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멀리뛰기에 참가한 전체 선수들의 시도 중 ⅓이 파울 판정을 받았다며 시간 낭비를 줄여 선수들이 뛴 전체 시도를 모두 기록으로 인정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좁은 구름판이 대신 평평한 바닥에 넓은 도약 존이 생기면 선수들의 파울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역 최고 선수인 밀티아디스 텐토글루(그리스)는 WA의 이런 방침에 불만을 표했다.

텐토글루는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에미리트 아레나에서 끝난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멀리뛰기에서 8m22를 넘어 우승한 뒤 로이터 통신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WA가 멀리뛰기 규정을 바꾼다면 이 종목 출전을 관두고 세단뛰기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멀리뛰기는 구름판과 정확성 때문에 어려운 종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단거리 선수처럼 뛰면서 구름판을 완벽하게 밟아야 하는데 멀리뛰기에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점프는 쉽고, 어려운 부분은 도약"이라고 밝혔다.

구름판을 잘못 밟으면 실격당하지만, 이 부분이 멀리뛰기에서 가장 흥미롭고 핵심적인 요소라는 의미다.

미국 육상의 전설인 칼 루이스도 영국 언론에 "WA의 구상은 만우절 거짓말 같은 것"이라며 "멀리뛰기는 육상 트랙과 필드 종목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종목인데 구름판을 없앴다는 건 가장 어려운 기술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농구에서 자유투를 못 넣는다고 링을 더 크게 만드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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