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금리인상 앞둔 日…韓 반사이익 기대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입력 2024-03-19 08:27   수정 2024-03-19 08:27



    ▲ BOJ,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 기대

    전 세계 주요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장기간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오던 일본은행이 무려 17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6년 3개월 동안 제로금리를, 2016년 2월부터 지금까지 마이너스 0.1% 금리를 유지했는데요.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늘부로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고 단기 정책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주 자세히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일본 당국이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끝내려는 이유는 일본 기업들의 임금 인상 때문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인 '렌고'가 집계한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8%로 결정됐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8%p 높은 것으로 지난 1991년 5.66% 이후 33년 만에 5%를 넘은 수치입니다.

    임금 인상과 금리 인상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일본은행은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종료 조건으로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 간의 선순환 구조'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1%로 약 4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물가 상황에 접어들었는데, 이번에 임금 상승률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일본은행이 제시한 마이너스 금리 종료 기준을 달성한 겁니다.

    또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종료 외에도 대표 통화완화 정책인 수익률곡선제어, 이른바 'YCC 정책'도 해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했던 장기간 통화완화 정책이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 가치도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BOJ 기준금리 인상, 국내증시엔 반사이익

    증권가에선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일본 증시에는 조정을, 국내 증시에는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주에 일본의 임금 협상 시즌인 춘투가 마무리됐고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졌다"며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엔화 약세 시기의 종료를 시사하는데, 이는 일본증시, 특히 수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일본 수출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 외 국가, 특히 이웃나라인 우리나라 증시와 기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주와 무역주 주가가 엔화 환율이 올라갈 때 함께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엔화가 약세를 보였던 올해, 일본 증시는 17%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 환차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모두 노리고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증시에 큰 조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본 증시를 빠져나온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지난 1년 간 한국거래소 자료를 살펴봤는데, 지난해 상반기 엔달러 환율이 4% 넘게 추락하며 약세를 보일 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4조 원 가량 순매수했습니다.

    ▲ 개인투자자, 엔화 투자 상품으로 머니무브…엔화 강세 기대

    제가 방금 전에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 기대감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많이 몰렸습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투자자들은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를 약 700억 원 순매수했습니다. 미국 30년 국채와 일본 엔화에 동시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같은 기간 일본 증시에서 연초 이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만기 엔화헤지 ETF'인데요. 올해에만 무려 2,800억 원 가량 순매수했습니다. 이 상품도 엔화로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과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외식·가공식품 2년 새 급등

    최근 2년간 먹거리 물가가 급격히 오른 것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률이 예사롭지 않았는데요. 연초 이후 조금 주춤하기는 했지만, 상승 폭이 줄었을 뿐이지 2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통계청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공식품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 물가가 오른 품목은 49개로 물가가 떨어진 품목보다 두 배 넘게 많았습니다. 심지어 외식 물가 39개 품목 중에선 전년 대비 물가가 떨어진 것은 아예 없었습니다.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가공식품 중에선 소금과 설탕이 2년 전에 비해 30% 넘게 올랐고, 전년 대비로도 20% 가량 올랐습니다.

    빵과 우유도 2년 전에 비해 19%, 16% 상승했고, 라면의 경우 지난해 보다 5% 정도 내렸지만 2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7.4%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밖에 전 세계에서 코코아 가격이 3배 넘게 치솟자, 초콜릿 물가도 2년 전에 비해 24% 가까이 올랐습니다.

    외식 품목 중에선 2년 전에 비해서 김밥 물가가 1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 외에 떡볶이, 햄버거, 치킨 등 수요가 많은 음식들 대부분이 15% 내외 상승했습니다.

    ▲ 2023년 음식료 업종 주가 부진

    작년은 음식료 관련주들에 있어 힘든 한 해였습니다. 2023년 음식료 업종지수 연간 수익률은 -3.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8.7% 오른 것에 비해 약 22% 가량 하회한 겁니다.

    음식료 업종 밸류에이션은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 대비 9배나 하락했습니다. 이는 최근 20년 간 가장 최저치 수준입니다. 작년 음식료 업종이 부진했던 이유는 이익결정변수인 가격/수량/비용 측면에서 모두 부진했기 때문인데요.

    첫번째는, 음식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지속됐다는 겁니다. 지난해 곡물가격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됐지만 실제로 원재료 투입까지는 약 4~8개월 가량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음식료 업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1,400원까지 치솟았던 높은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었습니다. 음식료 업체 원재료 수입 의존율은 70%으로 높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인한 이익 훼손이 불가피했습니다.

    다음은, 국내 식품 수요 둔화입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됐고, 높아진 물가 부담으로 가공식품 판매량이 급감한 겁니다. 국내 식료품 출하지수는 202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17개월 내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 기조에 따른 겁니다. 정부는 지난해 주기적으로 물가 안정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작년 식품 업체들은 물가 안정 정책에 동참해
    13년 만에 이례적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이것이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 증권가, 올해 음식료 업황 회복 전망

    다행히 올해에는 음식료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가격/수량/비용 3중고로 식품 업체의 실적이 부진한 점을 두고 반등할 여력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했는데요. 교보증권은 올해는 곡물가와 환율 안정에 더해 해외 매출 증가를 중심으로 음식료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주요 곡물 생산량 및 재고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연초 이후 옥수수와 소맥, 대두 가격은 각각 10%, 17%, 9% 하락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31%, 21%, 15% 급락했는데요. 이에 따라 음식료품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약세로 돌아선 점도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 업체들에 긍정적입니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외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2023년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는데요. 농심과 삼양식품은 지난해 각각 17.9% 70.1%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하며 음식료 업종 연간 수익률인 마이너스 3.1%을 큰 폭으로 상회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주목할 만한 식료품주로는 설탕 관련주로 CJ제일제당과 대한제당이 있고 음식료품으로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이 있습니다. 또한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편의점 관련주도 수혜가 예상되는데요. GS리테일, BGF리테일, 이마트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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