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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애플의 수난시대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3-25 08:14   수정 2024-03-25 08:14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탄탄했던 애플 왕국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로 애플이 추구했던, 소비자를 생태계 안에 가두는 ‘락인 효과’, 즉 ‘자물쇠 효과’가 애플의 발목을 잡은 건데요.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는 16개 주 법무장관과 함께 애플을 상대로 '뉴저지 법원'에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무려 5년간의 조사 과정을 거친 끝에,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자체 기기를 통해 구축해 온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를 정조준 했는데요. 고객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만 사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경쟁을 저하시켰다고 지적한 겁니다. 여든 여덟 쪽에 달하는 소장에서 애플의 이러한 독점 사례를 지적했는데, 이를 5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애플이 사용자가 애플 기기를 구매할 때마다, 애플 생태계 안에 가두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애플의 ‘아이메시지’로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을 보낼 때, 화질과 다운로드, 그리고 전송 속도를 저하시키고요.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초록색 말풍선을, 아이폰 사용자는 파란색 말풍선으로 구별해 차별을 일으킨 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 LG전자를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도 덧붙였는데요. 이를 이용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점점 계속해서 올려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법무부는 애플이 자사 생태계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을 제한하는 ‘담장을 친 정원’ 전략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하고, 앱스토어 결제만 이용하게 하면서 수수료 30%를 받은 걸 두고 ‘세금을 징수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에픽게임즈는 애플에게 소송을 제기했고,법원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고 명령을 내렸었죠? 갈런드 법무장관은 “소비자들은 기업이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애플의 이러한 방침을 ‘불법’으로 규탄했습니다.

    이에 더해 애플 워치와 에어팟이 아닌 다른 스마트워치 및 이어폰의 호환을 일부러 저하시킨 점도 공개하며 지배력 남용이라고 언급했고요. 애플의 기기에서 자사 지갑 ‘애플 월렛’이나 ‘애플페이’가 아닌 ‘구글 월렛’ 등 타사 결제 서비스를 쓸 수 없게 한 점을 경쟁사들의 혁신을 저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이제 스마트폰을 단순한 휴대폰이 아닌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슈퍼앱과 게임 및 모바일 클라우드 스트리밍 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슈퍼앱은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걸 말합니다. 또 개발자들에게는 애플의 운영체제를 위한 특정 코드를 쓰도록 강요하면서, 슈퍼 앱 개발을 막고 있고요. 또 마이크로소프트나 엔비디아 등이 제공하는 앱을 사용하면, 클라우드를 활용해 앱 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앱스토어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정책을 앞세웠고, 사실상 이 기능도 아이폰 내에서 금지시켰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애플의 이런 폐쇄적인 생태계를 겨냥하고 있는데요. EU는 이달 초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들이 스포티파이 등 다른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며, 애플에 18억 유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었죠? 또 유럽의 디지털 시장법 DMA는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할 경우, 최대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애플은 유럽에서 앱을 앱스토어가 아닌 곳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전면 개방했고요. 그러면서도 다른 앱스토어에 제공되는 앱에 대해 '보안'을 이유로 승인 절차를 밟게 하고, 다른 앱스토어에서 애플 페이나 월렛 이용시 3%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이러한 새로운 규정들로 인해 애플이 유럽 DMA의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유력하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오고 말았는데요. EU 집행위에서 새로운 애플의 자체 규정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애플의 올해 주가 흐름도 살펴 볼까요? 먼저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당일에만 주가가 4.09% 하락했습니다. 이때 시가총액이 하루 동안 150조 원이 증발하면서, 시총 3위인 엔비디아와는 격차가 3천 600억 달러로 좁혀졌는데요. 최근 기술주가 AI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올해에만 주가가 11% 가량 하락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에 이어 AI 개발 트렌드에 뒤처지고, 애플카 개발까지 중단한 애플, 이제는 자국 정부의 심판대까지 오르면서 스티븐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은 지 1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애플의 잠재력을 오히려 주목하고 있습니다. 먼저 애플 팀쿡 CEO가 중국을 직접 찾아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만나 중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고요. 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바이두의 AI '어니봇'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 챗지피티 등 미국의 AI 기술은 중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는데요. 애플이 중국과의 연대에 직접 나서면서 중국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또 바로 올해 6월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도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애플만의 새로운 AI 기술 개발 내용과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고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외신에서는 세계 최대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인 바이든 정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서는 미 법무부가 26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를 꺾었던 '전술'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고요.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그동안 반독점 소송으로 기업이 분할된 AT&T와 스탠더드 오일, 가까스로 분할 위기를 넘긴 마이크로소프트를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에서는 익명의 미 법무부 관계자가 “법무부는 기업 분할을 포함해 애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언급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아마존, 구글, 메타에 이어 애플까지 4대 빅테크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 정부의 칼날이 기술 발전을 저해하게 될지, 시장 독점을 막는 구제책이 될지 지켜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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