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과 다이어트 목적 등으로 요즘 하루 한 끼 정도는 건너 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통계 식생활 행태' 분석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아침 결식률은 2010년 21.9%에서 2020년 34.6%로 크게 늘어 국민 3명 중 1명꼴로 아침을 먹지 않는다. 점심과 저녁 결식률은 각각 10.5%, 6.4%로 아침보다는 낮았다.
성인 남녀 7천명을 대상으로 한 민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7%가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결식은 오히려 건강에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루에 두 끼 이하 식사를 하는 사람이 세 끼를 먹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에 한두 끼만 먹는 경우 식사마다 폭식이나 과식을 해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게 주요 원인이다.
또 식사 빈도가 높을수록 심장 대사성 질환의 위험 요인이 감소하고 콜레스테롤 상태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호주에서 나오기도 했다.
아침을 건너뛰면 비만, 이상지질혈증, 2형 당뇨병을 포함한 심장 대사성질환 위험 요인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이런 연구는 아침 결식에 집중돼 있다.
지속적인 아침 결식이 콜레스테롤 및 혈압 수치 상승으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당과 인슐린 민감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점심과 저녁을 거르는 것도 건강에 나쁠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팀은 대한가정의학회지 최신호에서 다양한 식사 건너뛰기 패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교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7차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4천62명을 대상으로 결식의 유형을 8가지로 나눠 심장 대사질환 위험 요인(중성지방, 공복 혈당, 혈압)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심장대사질환 위험도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점심을 거르는 그룹, 아침과 점심을 불규칙하게 먹는 그룹 순이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그룹은 기존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총콜레스테롤,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중성지방, 공복 혈당, 혈압 수치가 세 끼를 거르지 않는 그룹보다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점심 식사를 거르는 그룹에서는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수치가, 아침과 점심이 불규칙한 그룹에서는 총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가 각각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침과 저녁 식사가 함께 불규칙한 그룹에서도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아침과 점심이 불규칙한 그룹에서 가장 높았고, 저밀도콜레스테롤은 아침이나 점심을 건너뛰거나, 두 끼 식사가 모두 불규칙한 그룹에서만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저녁 식사만 거르는 경우에는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오히려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는 저녁을 거르는 그룹이 세 끼 모두를 챙겨 먹는 그룹보다 더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결식하는 상황만 두고 비교하자면, 아침이나 점심을 거르는 것보다 저녁을 거르는 게 심혈관 및 대사 위험 요인 측면에서 더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동욱 교수는 "저녁 식사를 거르는 사람에게서 심대사 장애 위험 요인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건 반대로 규칙적으로 아침과 점심을 섭취하는 게 심대사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무엇보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게 중요하겠지만, 만약 한 끼 식사를 줄이고 싶다면 아침이나 점심보다 저녁을 거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