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묻자 "모르겠다"…불편 떠넘기는 은행 'AI 대전환'

입력 2024-04-24 17:30   수정 2024-04-24 17:31

    3억 전세대출 묻자 "이해하지 못합니다"
    금융권, 점포 줄이고 AI로 대체했지만

    부족한 성능에 고객 불편 누적
    [앵커]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일자리 축소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런 예상이 가장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곳이 은행권인데요.

    그러나 아직까지는 고객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기존 인력들의 업무 강도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새학기를 앞두고 전세대출을 알아보던 서울의 한 대학생

    요즘은 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대출 상담이 가능하다고 안내 받아 AI챗봇을 이용했지만, 결국 지점을 찾아야 했습니다

    [김강산(서울시 마포구)]
    3억짜리 전세대출 조건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얘기만 계속 하니까, 이건 결국 은행으로 가라는 얘기구나

    은행들은 AI챗봇을 통해 예적금과 대출 등 주요 상품을 안내받고 가입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정상적인 상담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AI가 기존 직원들의 업무를 대체하고 나선 것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은행 AI상담원]
    안녕하세요 우리은행 인공지능 상담원입니다. 우리은행에서 가입하신 적금이 다음달에 만기가

    고객을 위한 상품 안내와 재가입 유도 등 업무도 조금씩 AI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AI발 디지털 전환'의 배경에는 점포와 인력 축소가 있습니다.

    4대 시중은행의 점포수는 3년 사이 14% 줄었고, 채용 축소와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인력도 7%가량 감소했습니다.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언제나 고객의 편의성을 1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불편이 커졌다고 얘기합니다.

    마케팅전문업체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은행의 디지털 서비스 관련 고객 만족도는 21%에 불과하고, 특히 응답자들은 가장 불편하게 느낀 디지털 서비스로 AI챗봇을 꼽았습니다.

    고객들의 불편은 지점의 행원들과 콜센터 직원들에게 그대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디지털 혁신과 비용절감이라는 명목 하에 AI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지만, 고객과 직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형국입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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